지난 1일부터 부산문화회관 대·중전시실에서는 부산미술협회가 주최하는 부산회화제 본 전시 및 기획 전시(새로운 감성의 동행전)가 한창이다. 부산회화제의 경우 매년 해오던 행사로 올해로 15번째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회화제 역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들만의 행사나 축제'로 끝날 것 같다. 많은 미술인들이 부산회화제가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 변화의 목소리는 이번 회화제에도 제대로 전달·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기획전 무색한 밋밋한 작품 배치
리모델링 전시실 조명도 어두워
관람 애로 미술인들 크게 실망
지난 1일, 전시장을 찾은 미술인들은 특히 전시 기획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두 공간에서 전시 중인 작품 수가 자그마치 460점. 아무리 보여주기 위한 전시라고 하지만 작품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렇다 보니 중전시실의 경우, 작품 간격이 불과 15~20㎝ 정도로 조밀하게 설치돼 있었다.
동서대 김판수 디자인학부 교수는 "작품을 단순히 나열해 놓았다. 너무 밋밋하다. 다양한 형태의 기획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실망스럽다. 보는 재미를 반감시켰다"면서 "이제는 부산회화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전시실 '새로운 감성의 동행전'은 행사 안내 팸플릿에 기획전이라고 버젓이 소개돼 있어, 더 부끄럽게 만들었다.
조명 시설 또한 이런 분위기에 한몫(?)했다. 수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는 대전시실이 작품을 제대로 관람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기 때문이다. 방으로 따로 만든 공간은 작품 감상이 가능할 정도의 조명시설이 돼 있었지만 반대쪽 공간은 작품 감상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관람객들 사이에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푸념들이 흘러 나왔다.
부산문화회관 측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분위기 조명 공간으로 조명작업을 했다면서 작품을 1.5m 간격으로 걸어야 하는데 너무 간격을 좁혀 걸었기 때문이다. 조도를 높여 작품 감상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명시설로 작품 감상을 힘들게 만든 것은 리모델링을 잘못한 부산문화회관 탓도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한 부산미술협회나 부산회화제 운영위원회의 안일한 대응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작품 감상에 어느 정도의 조도가 필요한지는 협회 관계자들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회화제는 단일 장르 미술행사로는 부산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서양화 축제다. 그렇다면 이 기회에 좀 더 참신한 기획으로 전환시켜 관객에게 다가갈 수는 없을까? 풍경·정물의 구상에서 오브제, 색면, 질감을 구사한 비구상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 감상을 할 수도 있고 부산 서양화의 현주소와 흐름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 기회를 밋밋한 기획으로 반감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글·사진=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 15면 | 입력시간: 2011-06-06 [0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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