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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정호진의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3〉앉을 수 없는 의자 2:아이러니 '앉기'의 실용 뒤에 숨겨진 신분·권력 덩어리째 전달 밀라노 출신의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인 브루노 무나리(1907∼1998)는 1945년 ‘짧은 방문을 위한 의자’를 선보였다. 3㎝의 호두나무 각목으로 짜여진 이 의자는 너비와 등받이 높이는 여느 의자와 다를 바 없지만 앉는 자리의 깊이가 20㎝로 정상적인 의자의 반도 채 안 되는 데다 45도 아래로 기울어져 있어 의자가 가져야 하는 편하고 아늑한 특징은커녕 제대로 앉기조차 힘들게 디자인됐다. 의자로서의 기능이 의도적으로 제거되어 예술 오브제로 변한 이 ‘짧은 방문을 위한 의자’는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 걸쳐진 가장 아이러니한 예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리트벨트의 ‘적청 팔걸이 의자’(1918년)와 몬드리안의 컴포지션 연작. 그런데 왜 의자인가. 의자는 사.. 더보기
[디자인이 기술이다] 해외 디자인_청각·후각·서비스 분야까지 디자인 경쟁 '고구마 세탁기'라고 들어본 적 있는가. 이 세탁기는 일반 세탁기에 비해 배수관이 넓고 필터 구멍이 크다. 고구마를 씻고 난 후 진흙이나 찌꺼기가 잘 빠지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매년 10만 대씩 팔리는 제품이다. 제품의 탄생 스토리는 이렇다. 1996년 중국 쓰촨(四川)성의 한 농민이 "세탁기 배수관이 자주 막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집을 방문한 직원은 원인을 발견했다. 이 지역 농민은 대부분 고구마를 재배하는데, 수확한 고구마를 세탁기로 씻어내고 있었다. 진흙과 찌꺼기가 문제였다. 직원의 보고를 들은 CEO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학력 수준이 낮은 농민들에게 세탁기 사용법을 교육시켜라? 아니다. "고구마 세탁기를 만들라"였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 디자인만 조금 바꾸면 되니까. 4명의 연구원.. 더보기
스마트폰 디자인 전쟁 뜨겁다 케이티테크‘테이크’미니멀리즘 적용 개성 강조한 핑크컬러로 내년초 출시 명함보다 작은‘엑스페리아 X10 미니’ 모토믹스ㆍ팬택미라크 감성컬러 승부 애플 아이폰4와 삼성전자 갤럭시S로 촉발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각 제조사들의 신모델 출시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은 하드웨어의 성능과 애플리케이션 등 기능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경쟁이 뜨거웠지만 시장이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의 차별성과 개성을 강조한 감성적인 요소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케이티테크(KT Tech)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테이크(TAKEㆍ사진)는 심플하고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리즘의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배우 소지섭을 모델로 한 제품 광고로 주목받은 이 제품은 본인이 선택한 MP3나 동영상 등을 이미지화.. 더보기
배려하는 상상력은 디자인의 미래 'Inclusive by Design' 전 영국왕립예술학교 디자이너와 장애인 소통 통해 만든 작품 선보여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 손가락으로 밀어 올려 열 수 있는 우유팩 입구 부분을 손가락으로 밀어 올려 여는 우유팩, 한 손으로 붙일 수 있도록 접혀 포장된 반창고, 빛과 소리는 물론 향기와 감촉을 느낄 수 있는 공원…. 누구에게나 편리하고 흥미로운 이 디자인 사례들은 원래 장애인과 환자, 노인을 위해 고안됐다. 관절염 환자도 쉽게 열 수 있는 우유팩, 양손을 쓸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반창고, 시각이나 청각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공원인 것이다. 주 소비자층인 20~30대 정상인을 겨냥한 디자인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포용함으로써 모두에게 득이 되는 디자인, 인클루시브(inclusiv.. 더보기
'디자인강국'덴마크의 성공비결…좋은디자인으로 고객감동 실천 ■ 코트라가 본 지구촌 경제 덴마크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으로 꼽는 것 중 하나는 덴마크의 탁월한 디자인입니다. 작은 주방 기구부터 기업의 건물 디자인까지, 크고 작은 것에서 느껴지는 덴마크 디자인의 독특함과 심플함의 조화는 이미 세계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덴마크의 유명한 디자인 브랜드로는 은 세공품을 제작하는 게오르그 옌슨, 오디오 및 비디오 기기를 제작하는 방엔올루프센, 조명기기를 생산하는 Louise Poulsen, 또한 가구디자인으로 유명한 Hans J.Wagner와 Arne Jabobsen등이 있는데요. 덴마크의 디자인이 이렇게 발전한 이유는 이곳의 기후에서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춥고 어두운 동절기를 가지고 있는 덴마크인들은 겨울철에 주로 실내에서 .. 더보기
[CEO칼럼] 디자인에 관한 오해와 편견 사설/칼럼 [CEO칼럼] 디자인에 관한 오해와 편견 /고성호 ㈜이인 대표이사 오늘날은 디자인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션, 건축, 산업디자인을 넘어 도시를 디자인하고 서비스와 한식과 같은 콘텐츠까지도 디자인을 이야기한다. 디자인 하나로 쓰러져가는 회사가 재기에 성공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의 문화적 수준 향상과 디자인의 저변 확대로 인해 일반 시민들 또한 생활 속에서 디자인에 참여하는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되었다. 디자인계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사회적 변화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가끔은 우리 사회가 가진 디자인에 관한 오해와 편견의 벽 앞에서 좌절의 기분을 맛보기도 한다. "모양새만 다듬는 것" 인식 잦.. 더보기
[신간]퍼소나로 완성하는 인터랙션 디자인 About Face 3 에이콘 UX 프로페셔널 시리즈 05 [지디넷코리아]'퍼소나로 완성하는 인터랙션 디자인 About Face 3(앨런 쿠퍼, 로버트 라이만, 데이비드 크로닌 지음, 고태호, 유지선, 김나영 옮김, 에이콘 출판, 3만5천원)'은 모바일 소프트웨어나 웹사이트,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같은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방법론을 제공하는 책이다. 일부 독자들 사이에서는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상호작용 디자인에 관심있는 학생, 실무자가 반드시 읽어야 할 '바이블'로 통한다. 저자 앨런 쿠퍼는 자신이 체계화한 '퍼소나' 방법론과 목표 지향 디자인을 통해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를 정의하고 디자인하는 요령을 전수해 준다. 퍼소나는 디자이너가 직접 관찰한 사용자의 행동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 더보기
[정호진의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 〈1〉 신경질적으로 서 있는 테이블 ‘테이블’ 이름 단 예술작품 가구로 사용 한다면? 요즘 예술에 대한 관심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미술관뿐만 아니라 상업 갤러리에서도 대관보다는 기획전시가 증가하고 있고, 대안공간이나 신진작가 양성 프로그램도 엄청난 속도로 생겨나고 있다. 예술을 직업으로 하지 않는 일반인에게도 이제 예술은 알아야만 하는 교양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고, 증권이나 부동산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새로운 투자 대상이 되었다. 물론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치우친 부분도 보이고 갑작스럽게 커진 미술 사랑에 덩달아 불어난 거품도 상당량 보인다. 하지만 미술을 전공하면 주위에서 밥 굶을 걱정을 해주고 상당수 개인 갤러리들이 대관비로 겨우 운영하던 때를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는 예술의 의미를.. 더보기
법 위에 디자인 … 장애인 울리는 볼라드 밝은색 칠해야 하는 규정 무시하고 도시 미관 좋다고 잿빛 색상 칠해 시각장애인 감지 못해 자주 다쳐 충격 흡수 잘 안되는 불량품 많아 4급 시각장애인 신상균(48·경기도 안산시)씨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안마를 배우기 위해 서울을 갈 때마다 긴장한다. 잿빛 볼라드(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사진) 때문이다. 신씨는 “1~2m 이내의 사물은 구분할 수 있지만 어두운 색깔의 볼라드는 잘 안 보여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 부딪히기 일쑤다”고 말했다. 볼라드 끝에 얇은 형광 띠가 부착되어 있으나 가로등·차량 등의 불빛과 섞여 밤이면 구분하기 힘들다.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동작대로 르네상스거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14번 출구에서부터 경문고 입구까지 5m 너비의 보도 가운데에 50여 개의 볼라드가 줄지어 서 있.. 더보기
'패션 만난 디지털' 거침없는 진화 '패션 만난 디지털' 거침없는 진화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디바이스는 그야말로 홍수시대를 맞이한 양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디지털 디바이스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제품이 아닌 개인화된 퍼스널 디지털 디바이스 소품들이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패션화의 주역은 MP3P와 휴대폰 디지털과 이동통신의 발달로 현대인의 라이프 사이클에 있어 휴대폰과 MP3 플레이어만큼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었고 동반자의 관계를 맺고 있는 디지털 디바이스를 손꼽기는 드물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웬만하면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하철에선 휴대전화와 MP3 플레이어, 또는 닌텐도와 PMP를 멀티로 조작하는 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