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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사람들> 최정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문화역서울 284, 우리 문화, 세계로 나가는 관문될 것"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문화역서울 284'가 개관하면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창조적이고 수준 높은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국가사적 284호인 옛 서울역사(驛舍)가 2년에 걸친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다음 달 9일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 284'로 탈바꿈한 모습을 드러낸다. 문화공간과 역사, 도시적 상징성과 서울역 사적번호 284가 결합돼 지어진 이름이다.

공연ㆍ전시ㆍ세미나 등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문화역서울 284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5년간 위탁경영하게 된다.

최근 인사동 KCDF 갤러리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최정심(49)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문화역서울 284를 한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역은 어디론가 떠나고 도착하는 이동의 공간이고 무엇보다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입구이자 출구입니다. 문화역서울 284는 우리 문화가 세계로 나가는 관문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진흥원은 문화역서울 284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별 특성을 살려 각 지역의 역들을 '문화역'으로 전환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국 각 역을 문화역서울 284처럼 문화공간을 겸한 역으로 만들어 지역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는 장으로 가꿔간다는 계획이다.

최 원장은 "삶이 있는 다양한 거점 간의 네트워크와 각 거점이 가진 콘텐츠 및 역량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역은 더없이 좋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문화역서울 284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도 이런 생각에서였다.

"일반적으로 공예에 대한 인식은 도자기, 매듭, 보자기 등 한정된 분야에 국한돼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진흥원이 문화역서울을 맡아서 잘 관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계시죠. 그러나 진흥원이 담당하는 분야는 의식주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것입니다. 인류가 벌거벗지 않기 위해, 집을 짓고 살기 위해 만들어내기 시작한 의복이나 각종 소품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이 바로 공예인거죠."

유휴 공간 활용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오래된 건물, 문화재가 이용되지 못하고 건축물로서만 생명을 이어가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서울의 5대 궁에도 건축물로서 만의 존재 가치뿐 아니라 그 안에 삶이 있었고 공예가 있었고 디자인, 이야기가 있었다"며 전시, 공연 등 다양한 활용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화역서울 284는 최 원장의 이러한 생각과 더없이 잘 들어맞는 공간인 셈이다.

그러나 역이면서 문화재라는 공간이 갖는 특수성에 따른 제약도 많다.

"문화재라 벽에 못을 박을 수 없고 열차가 지나다니는 살아있는 공간이라 열차가 지나갈 때의 진동과 주기적인 소음 때문에 회화 작품을 거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어려운 점도 있지만, 또 그런 점이 서울역사가 갖는 공간적인 특징이기도 하지요."

문화역서울 284는 개관과 함께 퍼포먼스, 공연, 영화, 설치ㆍ영상작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카운트다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복원된 서울역사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본격적인 프로그램은 내년 3월께부터 진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mong0716@yna.co.kr

| 기사입력 2011-07-3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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