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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아이들, 만화영화에서 ‘어른되는 법’배워

■ 미술 사학 권위자 브뤼노 지르보  파리 국립미술학교 교수

중세 성이나 고대 건축물 등 애니 속엔 예술품 가득
애니메이션은 아이·부모에게 성장에 대한 교훈 제공

세계적인 미술 사학자 브뤼노 지르보(Bruno Girveauㆍ사진) 파리 국립미술학교 교수는 ‘그림 읽어주는 남자’로 유명하다. 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전시회를 열어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보면서 19세기 건축물, 고대 유럽의 성을 이야기한다. 그는 “10년 전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만화 등 대중문화를 통해 미술, 건축, 조각 등 고급문화를 전달하는 데 주력해 왔다”고 말했다. 지르보 교수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지난 22일 지르보 교수를 만나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고급문화 교육과 교육적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미술사 전시회를 열게 된 계기는.

▶ 어렸을 때 만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림실력은 좋지 못했다. 그래서 만화가보다는 미술 사학자로 진로를 결정했다. 20년이 지난 후 학문적인 예술, 19세기 건축물에 대한 강의를 했다. 10년 전부터 건축물, 그림, 조각, 크리에이티브 예술에 대한 지식과 애니메이션, 만화, 인형 같은 대중예술을 융합하기로 결정했다.

-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고전 건축물을 찾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 10년 전에 아이들과 디즈니 고전 만화영화를 보고 있었다. 내겐 3명의 자녀가 있는데, 함께 모든 영화를 여러 번 볼 시간이 있었다. 특히 ‘신데렐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봤을 때, 잠자는 숲속의 공주 비디오에 나오는 다양한 성들 속에 바바리아의 왕 루드비히 2세가 건축한 중세시대 성들과 고대 유럽풍 건축물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 자신에게 ‘우와, 여기엔 뭔가 전해줄 스토리가 있겠구나’라고 말했다. 나의 관심은 디즈니 스튜디오 작품에 나오는 예술품 자원과 서양뿐 아니라 때때로 등장하는 동양 미술작품들 덕분에 시작됐다(I said to myself, “Wow, maybe there is something to tell, maybe there are some stories to tell. I saw all these artisitc sources of Walt Disney Studios and western and sometimes eastern arts. That was the beginning of my interest).

-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고급 예술 작품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일했던 화가들 중에 다수가 유럽 출신 이민자들이었다. 유럽 아카데미 출신 화가들을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대거 영입했던 것이다.

-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한 미술사 전시회의 교육적 효과는 어땠나.

▶ 모든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은 그들에게 고급문화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All kids love animations. That’s the way to bring them high culture). 장편 만화 영화나 단편 영화를 볼 때 아이들은 잘 모르지만 미술 작품들에 노출된다. 우리는 이런 작품들을 설명하면서 고급문화와 대중예술의 연결을 시도했다. 놀라운 일은 프랑스, 캐나다, 독일, 핀란드에서 전시회를 열면 어린 관객들이 찾아온다. 파리에서 열린 전시회에는 한 번도 전시회를 가지 않았던 어린이들이 많이 찾아왔다. 어린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이었는데, 우리는 어린이들이 관심을 갖는 애니메이션, 디즈니 영화 명장면들을 보여줬기 때문에 반응이 좋았다. 대부분 관객들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건축물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 애니메이션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데 관심 있는 한국 부모들에게 조언한다면.

▶ 요즘 제작되는 다양한 애니메이션은 영구적인 주제들을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생태계, 환경에 대한 질문을 다루는 것이다. 생태계는 무엇이고 환경문제는 어떤 것인가? 다수의 일본, 한국, 아시아권 만화 영화들은 환경보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는 중요한 이슈다. 또한 만화영화는 아이와 부모들에게 어떻게 아이가 성장해 가는지 알려준다. 만화영화 속의 주인공은 영웅인데, 어린 소년, 소녀 주인공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만화영화는 성장에 대한 교훈을 제공한다. 또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문제를 배워나가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글 이동호 기자·사진,영상 이철준 기자
[포커스신문사 | 글 이동호 기자·사진,영상 이철준 기자 2011-07-27 22:2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