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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케냐 우물파기 돕는 '광고 천재'의 재능 기부

◀홍보 포스터 제작 이제석씨

"돈 되는 광고보다 공익광고가 더 재밌더라고요. 세상을 변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긴 총을 겨눈 병사가 그려진 포스터를 전봇대에 휘어 감자 총구가 병사의 머리 뒤로 되돌아온다. 2009년 세계 3대 광고제인 뉴욕페스티벌 그랑프리 수상작 '뿌린 대로 거두리라'다. 기발한 반전의 광고로 광고상을 휩쓴 이제석(29)씨가 '아프리카 우물파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동아프리카에선 1100만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케냐는 300만명이 '사망 위기'로 분류된 상황이다. 이씨가 이런 케냐에 우물 파주는 사업을 지원하는 사랑의전화와 손을 잡았다. 재단은 고무팔찌 판매 수익금 전액을 동아프리카 우물 사업에 쓸 계획이고, 이씨가 홍보 포스터 제작을 맡았다.

"공익광고는 진짜 인간적인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낼 수 있어요. 사람과 이야기가 있고, 훨씬 의미도 있고."


이씨와 그의 '이제석 광고연구소' 재능기부센터 연구원 5명이 만든 포스터의 문안은 '팔찌 하나, 물 한잔'이다. 팔찌를 낀 동양인의 팔과 물컵을 든 아프리카인의 손이 인상적이다. 팔찌를 사면 동아프리카에 물을 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사진>

이씨는 계명대 시각디자인과를 수석 졸업했지만 국내 어느 공모전이나 광고회사에서도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는 미국으로 가 광고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2009년 칸 광고제 금상 등 유명 공모전을 휩쓸었다. 지난해엔 노숙인 자활 지원 잡지인 '빅이슈'의 표지를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출품 전에 10명에게 보여줘 모두가 '최고'라고 말하지 않으면 내지 않는다"는 그는 "앞으로 환경, 재난, 장애 같은 좀 더 다양한 주제의 공익광고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유마디 기자 umadi@chosun.com

기사입력 : 2011.07.19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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