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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컴퓨터 그래픽 영화史⑦-사실적 CG 탄생

컴퓨터로 만들어진 우주선의 모형은 우선 스크린 위에서 보다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와이어 프레임으로 벡터 모니터 위에 디스플레이됐다. 코브는 그 방법을 사용해 MAGI가 '트론'에서 했던 것처럼 스크린 위에서의 영상 움직임을 미리 점검할 수 있었다. 이제 우주선은 마음대로 확대 또는 축소됐고 나아가 복제도 매우 용이했다.

건스타 하나를 처음 만들어내는 데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지만 그 우주선이 14개 들어있는 격납고 경관을 그려내는 데는 불과 몇 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이 영상들은 모두 와이어 프레임이었기 때문에 우주선의 앞과 뒤를 구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멀리 있는 우주선은 그것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디지털 사가크레이 X-MP를 도입하면서 해결된다. 코브 팀은 해상도가 매우 높은 모니터를 갖춘 워크스테이션에서 와이어 프레임 모양에 색상을 입힐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주선의 표면에 굴곡이나 얼룩을 만듦으로써 각각의 우주선을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건스타

디지털 사의 소프트웨어에서는 700억 가지의 색깔들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인간의 눈이 그 많은 색을 구별해 낼 수는 없다해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표면의 색조 변화가 줄무늬로 나타나 물체의 실제감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었다.

나아가 기술자들은 우주선의 표면을 다루는 폴리곤들을 몇 그룹으로 나누어 각기 특수한 금속 광택이나 특수한 페인트 같은 질감을 띠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대처럼 건스타가 어느 위치에서 어느 정도 밝기의 광원으로부터 얼마만큼의 빛을 받고 있는지를 나타낼 수 있게 됐다.

빛은 물론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우주선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어떤 장면을 담은 필름 중 첫 번째 프레임에 우주선 하나의 세부 묘사가 입력되면 컴퓨터는 나머지 프레임들에도 그것을 적용했다. 건스타가 우주의 전장을 뚫고 비행할 때면 폭발로 인한 섬과 등의 조명을 받아 마치 실제 전투기처럼 그 외양이 변해갔다. 그러한 사실감은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 16시간 작업이 2분 30초로 줄다

영상의 다각형 하나하나에 색깔과 특징을 지정하고 그 밝기를 나타내기 위해 컴퓨터는 프레임당 240∼720억 회나 계산해야 했다. VAX 컴퓨터 1대로는 워크스테이션 모니터 위에 프레임 하나를 구성하는 데 평균 16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이런 속도로 약 3만 6,000프레임의 CGI가 들어가는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그러나 크레이 X-MP는 이 모든 일을 단 2분 30초만에 끝내 버렸다.

건스타는 정말 사실적이었기 때문에 기술 감독은 그것을 스크린 위에 상영하는 데 조금의 불안감도 갖지 않았다. 사진 같이 사실적인 컴퓨터 영상을 향한 더욱 큰 도전은 '스타카' 즉 영화 속에서 우주선으로 변환하는 자동차를 통해 시도됐다. 디모스의 말에 따르면 설계가 끝난 후 그 자동차는 컴퓨터 속에서 먼제 '제조'됐다. 그리고 나서 캘리포니아의 주문생산업체 모데스토 사가 폴크스바겐 섀시를 14인치 늘여서 그와 모양이 똑같은 실제 자동차를 만들었다.

디모스는 당시 필름이 한 컷에서 다른 컷으로 넘어갈 때 실제 모형과 컴퓨터 모형 사이에 어떤 차이가 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다행히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영화 제작의 마지막 단계는 컴퓨터 영상을 필름으로 옮기는 거시었다.

프레임 하나하나가 고해상도 필름 리코더로 촬영됐다. 한 프레임을 찍는데 약 2분 30초에서 5분 정도가 걸렸다. 다행히 크레이라는 사람의 도움 없이도 이 작업을 해낼 수 있었기 때문에 낮에는 여러 가지 다른 계산을 하고 밤에만 촬영을 계속했다. 처음에는 크레이는 주중에 밤 8시간 주말에 24시간 계산을 했다가 마무리 단계에서는 항상 24시간 계산했다.

'라스트 스타파이터'는 할리우드의 기준으로 볼 때 대성공은 아니었지만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라고 할 만큼의 수입을 올렸다. 아마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이 영화가 실제 장면과 모사된 장면 사이를 빈번히 왔다갔다함으로써 영화에서 컴퓨터 영상이 차지하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형수 객원기자 news@ebuzz.co.kr | 201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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