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 Glass, Take a picture’
이는 구글에서 웨어러블 기기로 내세운 구글글래스의 명령어다. 2012년 처음 공개된 구글 글래스는 안경처럼 몸에 착용한 후, 음성으로 명령을 내린다. 안경알처럼 생긴 디스플레이창을 통해 날씨, 교통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사진·비디오 촬영, SNS 등이 가능하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14‘에서는 수많은 웨어러블 기기가 소개될 정도로 ‘입는 IT’는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LG는 손목밴드 형태의 ’라이프밴드 터치‘, 소니는 ’스마트 아이글래스‘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IT 업계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를 속속 출시했지만, 대중들의 실제 구매는 시원치 않다. 신제품을 선호하는 얼리어답터가 아닌 이상 그들에게 웨어러블 IT 기기는 아직 낯설다.
웨어러블 기기는 시계, 팔찌, 안경 등의 형태를 가진다. 그러나 나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패션 아이템들이 투박한 기계라면, 누가 그것을 착용할까.
길을 지나갈 때,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마주치는 일은 피하고 싶다. 어울리지 않는 패션 아이템을 착용하고 나가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처럼 웨어러블 기기는 기능도 중요하지만, 몸에 착용하는 패션 기기이기 때문에 특별한 디자인은 필수다.
기존에 출시된 스마트 워치들은 대부분 묵직한 메탈 소재에 2~3인치의 화면으로 크고 투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안젤라 맥킨타이어는 “스마트 워치 대부분이 너무 크고 둔해 보인다. 남성용으로 적당하기 때문에 시장의 절반은 잃은 셈”이라며 “기존의 시계와 비슷한 모습을 갖춘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갤럭시 기어는 공개 직후 호평이 있는 반면, 디자인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디자인이 일관성이 없고 혼란스럽다”며 혹평했다.
IT기업은 어디에나 어느 곳에서나 착용하고 싶은 다양한 디자인의 웨어러블 기기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2014 S/S 서울패션위크’에서 갤럭시 기어 패션쇼를 진행했다. 갤럭시 기어가 출시된 직후부터 패션과의 접목을 강조했던 삼성전자는 패션모델을 통해 갤럭시 기어를 착용한 패션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또, 애플은 영국 버버리사를 이끌던 안젤라 아렌츠 사장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이브생로랑의 폴 데네브를 영입하는 등 패션 디자인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비슷하게 생긴 스마트폰에서도 케이스로 나만의 개성을 나타내는 것처럼, 웨어러블 IT기기는 패션의 한 부분으로 보여지는 만큼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누구나 운동복에 메탈 시계를 차거나, 정장에 스포티한 시계 차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이처럼 웨어러블 기기가 기능이 훌륭하더라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실질적 구매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IT 기술과 패션의 ‘융합’에서 기술 뿐만 아니라 매력있는 디자인 개발은 필수다. 나만의 패션 스타일에 잇(it) 아이템이 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가 필요하다.
아직은 진부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은 디자인이다.
/윤유진인턴기자 dbsdb24@sed.co.kr입력시간 : 2014.01.18 05:03:36수정시간 : 2014.01.18 09: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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