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회사인 SK텔레콤의 제품은 무형인 통신 서비스다. 그래서 디자인 경영도 유형의 제품을 만드는 다른 회사와는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동통신 대표브랜드 ‘T’가 추구하는 것은 친구 같은 브랜드다. 기술을 넘어 고객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고객들에게 풍요로운 삶과 문화에 대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이런 노력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2007년 8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를 위해 ‘브랜드 전략실’을 신설했다. 지난해 3월엔 브랜드 체험을 기획하는 별동대 ‘BX(브랜드 익스피어런스) 디자인팀’도 만들었다. 일반적인 브랜드 전략이 멋진 로고나 제품 디자인을 통해 이뤄진다면 BX는 다양한 문화 체험을 통해 소비자들이 부지불식간에 T 브랜드를 체화할 수 있도록 한다.
그중 하나가 2009년 4월 시작한 ‘T와 함께하는 즐거운 일주일’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문화 체험 이벤트 ‘위크앤티(Week&T)’다. 일상의 모든 곳에서 T가 지향하는 즐겁고 새로운 문화를 제시하고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해 8월엔 강원도 양양 낙산해수욕장에서 힙합·일렉트로닉 음악 페스티벌인 ‘서머 위크앤티(Summer Week&T) 2010’을 열었다. 이를 통해 음악공연과 여름휴가가 어우러진 새로운 여름 문화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틀 동안 4만5000여 명의 관객이 몰리며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지산밸리 록페스티벌’과 함께 국내 대표 여름 페스티벌로 떠올랐다. 록 음악 중심이던 국내 페스티벌 문화의 지평을 힙합·일렉트로닉으로 넓혔고, 해변 페스티벌을 도입해 국내 페스티벌 문화의 다양화에 기여했다.
이외에도 2009년 7월 ‘생각대로 T~’라는 휴대전화 연결음 등을 통해 T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했다. 이를 활용해 T컴필레이션 앨범도 선보였다. 일러스트 디자인을 적용한 멤버십 카드도 제작했다. 유명 일러스트 작가와 공동으로 희망·상상·용기·순수함 등을 주제로 한 멤버십 T카드 5종을 제작했다. 오영욱·구은선·신혜경·허정은 등 유명 작가들이 참여한 멤버십카드는 브랜드마다 9개의 독립된 디자인이 모여 전체 이미지가 완성되는 퍼즐 형식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디자인 분야에선 빛·소리·감촉·향기 등 다양한 요소를 동원하는 오감 경험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레드닷 어워드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2010’ 분야에서 브랜드 경험 디자인 활동 최초로 9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1.02.25 03:24 / 수정 2011.02.25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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