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행 계약, 제주산 특산품 판매까지 고려”…혁신 예고
12년 동안 유지해온 국민생수 ‘제주 삼다수’의 디자인이 바뀔 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 이달말로 만료돼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삼다수 판매대행 계약이 종전처럼 단순 삼다수 판매에 그치지 않고 제주산 농·축·수산물 판매까지 연계한 속칭 ‘끼워 팔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7일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에 대한 강력한 개혁을 강조하면서 오재윤 신임 사장에게 이같이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우 지사는 감귤 원액생산과 관련해 “전에는 비상품(파치)을 1㎏에 100원 주고 샀는데, 이번에는 수송비를 감안해 120원에 매입하니까 농가의 반응이 매우 좋더라”면서 “그런데 지금은 비상품만 사니까 여기에서 생산된 감귤원액까지 비상품 취급을 받는다. 상품도 매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상품으로 원액을 만들면 그 값어치도 덩달아 상품이 된다”며 “돈 있는 사람은 상품을 먹고, 조금 없는 사람은 중품을 사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라면이 300원 짜리가 있는 반면 1만원 짜리도 있든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류 혁신 방안도 제시했다.
우 지사는 “앞으로는 물을 얼마나 팔수 있느냐 뿐만 아니라 감귤쥬스, 제주산 당근·돼지고기·갈치를 얼마나 많이 팔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판매대행 계약의 일대혁신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삼다수가 출시된 1998년부터 농심이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계약기간은 만료됐지만 사장 임명 문제로 2월말까지 계약이 연장된 상태다. 다음달부터는 판매대행 업체가 바뀔 수도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 우근민 지사가 ‘디자인 혁신’ 사례로 든 파리바게트 생수 O(EAU).ⓒ제주의소리세계적 명품 생수로 알려진 ‘에비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에도 병 디자인 때문에 조금은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우 지사는 소니, 프라다 등 세계 유명 브랜드와 함께 작업해온 카림라시드의 작품 ‘파리바게트 O’를 직접 보이면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 지사는 G20 정상회의 당시를 떠올리고서는 “우리는 삼다수가 회의장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순간 밀려나갔다. 국가 원수들이 마시는 물의 질이 중요한 것이지 병이 중요하느냐는 논리를 펴서 결국은 다시 들어갔다”며 병 디자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재윤 사장에게 삼다수 병 디자인의 변경을 곧바로 ‘지시’ 했다.
우 지사는 “지금 식으로 가서는 서울에서도 물 품질이 좋아도 (디자인 때문에) 뒤에 물러나 있다. 에비앙보다 물이 훨씬 좋은데 아주 뒷전에 가 있다”면서 “오 사장께서는 공모를 해서 삼다수 병을 세계에 내다팔 수 있는 디자인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의 삼다수 병 디자인은 1998년 출신된 이후 12년째 유지되고 있다. 수출되는 삼다수 일부가 원형 모양의 병으로 출시되기도 했지만 현재의 사각 원형은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개발공사 관계자는 “판매대행 계약은 이달 중으로 만료되는 만큼 여러 가지 조건을 놓고 검토 작업에 들어갔고, 디자인 변경 문제에 대해서도 디자인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자인의 경우 ‘전통’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급 생수 출시 등의 계기를 통해 일부 상품에 대해 디자인을 바꾸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2011.02.07 15:19 좌용철 기자 | ja30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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