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민감하고 스타일을 중시하는 패셔니스타들에게 겨울이든, 여름이든, 계절은 상관없다. 남들에게 멋지게 보이는 것이 최우선이다. 특히 타이트한 스키니진과 미니스커트, 아찔한 굽 높이의 킬힐부츠는 한 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패션 완성의 필수 아이템들으로 꼽힌다. 하지만 패셔니스타들은 이러한 아이템들이 ‘미(美)’를 입는 대신 평생 지켜야 할 ‘건강’을 벗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최희정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아이템별로 점검해 보자.
◇스키니진-혈액순환 장애 발생 우려
스키니진은 몸에 착 달라붙어 늘씬한 다리 라인을 과시하기에도 좋고, 통통한 체형이라 하더라도 긴 상의와 함께 코디하면 몸매를 커버할 수 있어 여성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스키니진은 피부를 꽉 조여 주기 때문에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한 통풍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그만큼 습해져 세균이나 곰팡이균이 쉽게 번식하는데, 이로 인해 외음부와 항문 주위에 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는 외음부소양증이나 캔디다질염 등이 생기기 쉽다.
스키니진 착용 후에는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어야 한다. 이때 반신욕은 긴장했던 근육과 신경들을 풀어주어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귀가 후에는 넉넉한 통의 편안한 바지로 갈아입고, 메마른 피부일수록 쉽게 자극을 받기 때문에 다리에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도 좋다.
◇미니스커트-배란장애, 생리불순 생길수도
최근 ‘하의 실종’이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이는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 구분하기 힘든 짧은 스커트나 원피스를 착용한 여성을 일컫는 것. 그러나 스커트는 길이가 짧아질수록 외부로 노출되는 다리의 면적이 넓어지기 때문에 체감온도가 떨어진다. 그만큼 미니스커트는 여성의 하복부 건강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여성의 하복부에는 자궁과 난소 등 여성생식기를 보호하기 위한 많은 피하지방이 있다. 이는 한 번 차가워지면 제 온도를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생리통, 냉증 등을 유발한다. 또한 자궁과 골반 주위의 혈관이 수축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배란장애, 생리불순 등이 생길 수 있다.
때문에 스커트 길이는 가능하면 길수록 좋고, 내복 상의 등을 함께 입어 배 주위를 따뜻하게 해 주어야 하며, 레깅스보다 보온효과가 뛰어난 도톰한 스타킹을 신는 것이 좋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실내에 있을 때는 무릎 담요나 가디건 등으로 하복부를 따뜻하게 보호해 주는 것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샤워할 때에는 온수를 이용하되 물로 허리와 배를 문지르며 마사지 해주는 것이 좋다.
◇킬힐부츠-하지정맥류의 원인으로 작용
킬힐부츠는 굽 높이가 10cm 이상인 부츠를 칭하며, 가히 살인적인 굽 높이지만 각선미를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에 여성들 사이에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굽 높은 부츠를 신은 채 넘어지지 않으려고 힘주어 걷다 보면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긴장을 하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 질 수 있다. 또 장시간 착용은 관절과 척추에 극심한 무리를 가져오며 발의 변형을 초래한다. 게다가 무릎 선을 넘어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부츠나 다리 라인을 타이트하게 감싸는 ‘스판’ 부츠는 혈액순환을 방해해 정맥이 피부 밖으로 돌출되어 보이는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꼭 신고 싶다면 발목 움직임이 편하고 종아리 둘레가 1-3cm 정도 여유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부츠는 착용 시간이 짧을수록 좋기 때문에 신는 시간을 5-6시간 이내로 조절한다. 또한 패션모델들 사이에서 유명한 처방법으로 부츠 밑창에 미끄럼 방지용 깔창을 깔아두는 것이 있으며, 귀가 후에는 발목을 천천히 돌려주는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2011-01-10 35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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