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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첫 MS표 태블릿, ‘서피스’ 공개

지난 주말 내내 떠돌던 소문이 현실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6월1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0인치 태블릿을 발표했다. 이름은 서피스(Surface)다.

윈도우8을 얹은 이 태블릿은 10.6인치 LCD에 두께 9.3mm, 무게 676g으로 그 어떤 울트라북보다 얇고 가볍다. 제품 옆에 달린 USB2.0 포트를 보면 그 두께를 실감할 수 있다. 3세대 아이패드가 9.4mm, 652g인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서피스는 프로와 RT 두 가지 버전이 나오는데 프로 버전에는 인텔의 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64, 128GB의 저장 장치에 PC버전의 윈도우 8이 깔려 나온다. 똑같은 디자인에 엔비디아의 ARM 프로세서를 쓴 서페이스 RT에는 32, 64GB 저장 장치, 윈도우8 RT가 얹힌다.

제품 뒤에는 별도 액세서리 없이 태블릿을 세울 수 있는 스탠드가 있다. 액세서리로 함께 발표된 터치 커버는 펼치면 노트북 크기의 키보드가 된다. 이 터치 커버에는 터치 패드도 달려 있다. 윈도우8이 다른 태블릿 운영체제와 차별화를 두는 ‘생산성’이라는 측면을 극단적으로 강조한 액세서리로 보인다.

서피스는 MS가 직접 만들었다는 점 외에는 지난 컴퓨텍스에서 아수스, 레노버 등이 꺼내 들었던 태블릿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여서 제품 그 자체로는 큰 감흥이 없다. 하지만 이 제품의 진짜 의미는 다른 데 있다. 바로 MS가 직접 윈도우 컴퓨터 사업에 뛰어 들었다는 점이다. MS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스티브 발머는 X박스나 키넥트의 연결선상에 서페이스를 놓았다. PC 시장에 뛰어드는 것에는 거리를 둔 셈이다.

그간 MS는 키보드, 마우스, X박스 등의 하드웨어를 만들어 왔지만 직접 PC를 만든 적은 없다. PC 제조사들에게 자칫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피해 왔던 일이지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함께 운영하는 애플의 행보를 그대로 보고만 있기는 어려웠던 듯하다. 또한 새 운영체제가 가야 할 방향성을 직접 나서서 제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만큼 MS는 윈도우8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작고 얇은 태블릿 하드웨어 안에서 윈도우가 실제로 돌아간다는 점은 여전히 놀라운 일이다. 아이패드가 나오기 직전까지 MS가 열심히 밀었던 윈도우XP 태블릿PC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윈도우8이 아무리 태블릿을 고려했다고 하더라도 윈도우 비스타, 윈도우7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운영체제다. 새삼스럽지만 몇 년 새 훌쩍 높아진 프로세서의 기술과 하드웨어 디자인의 발전이 직접 와 닿는다.

서피스의 출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윈도우 8과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쓴 제품은 울트라북과 비슷한 가격대에, ARM 프로세서를 쓴 RT 버전은 기존 안드로이드나 아이패드 등 ARM 기반 태블릿과 비슷한 값에 나올 전망이다.



by 최호섭 | 2012. 06. 19  | 블로터닷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