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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1>“영속적 디자인과 기술의 만남…그것이 살기좋은 세상 만들어”

환경운동가에서 그린디자이너로 변신한 대니 서

최근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에서 그린 디자이너로 변신한 대니 서<사진>. 12세인 1989년 친구 7명과 함께 단돈 23달러로 환경운동단체 ‘지구 2000’을 만들었다. 이후 8년 만에 회원 2만6000명의 거대조직으로 키워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피플 지는 98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 중 한 명으로, 워싱턴포스트 지는 99년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22세 청년’으로 서 씨를 각각 선정했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환경적 실천을 구체화한 그린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그는 ‘2011 헤럴드 디자인포럼’에 첫 번째 세션 토론자로 참가한다. 행사에 앞서 e-메일을 통해 그를 만났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에서 그린디자이너로 변신했다. 이유와 계기는?

▶사회활동가로서 나는 천연 자원의 보존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일해 왔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매일 생활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나 환경에 ‘깨끗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린디자이너가 되면서 혹독한 노력없이 사람들이 친환경적으로 산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이 같은 삶의 방식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거나 영향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고도성장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배제되다가 최근 그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한국의 그린디자인 수준은?

▶디자인은 아름다운 물건을 창조하는 그 이상이다. 디자인은 사람들이 물건을 인지하는 방식을 바꾼다.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고 도구를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를 준다. 미국은 땅덩어리는 넓지만 도처에 재활용되지 않은 쓰레기가 널려 있는 것을 쉽게 본다. 한국은 미국처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디자인을 사용해야 하는 훌륭한 모범 국가 사례라고 본다.

-2008년 CBS방송의 얼리쇼에서 “친환경적 사고가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구는 자원의 총량이 한정돼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해결책이나 방법 등은 당신이 재산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나는 그린운동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 내 삶의 목표는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환경운동가에게 디자인의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2000년 첫 디자인북을 저술해 인테리어 디자인업계에 상당히 충격을 줬다. 난 디자이너들에게 “의뢰인의 집에 가서 쓰던 것을 모두 폐기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가득 채우는 일을 수십년 동안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내게 디자인이란 ‘질, 내구성, 영구성’을 의미한다. LED 전구를 그 예로 생각한다. 이 전구는 수은을 포함하지 않고 절전할 수 있어서 친환경적이다. 영속적인 디자인과 기술의 결합이 살기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본다.

-폐품이나 재활용품을 새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에서 디자인이 어떤 방식으로 제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나?

▶난 이 작업을 ‘업사이클링’이라고 부른다. 창조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물건은 새로운 경지로 올려준다. 난 세제용기는 업사이클링하지 않고, 잘라서 나무나 새 모이통으로 재활용한다. 나무에 세제용기가 매달려있는 것만큼 흉한 게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에서 잠재력과 미를 보는 것은 축복이다. 나는 도로가에 버려진 쓰레기더미 속 의자를 ‘도전과제’로 본다. 플라스틱 생수병을 담는 비닐백 역시 쓰레기가 아닌 아름다운 조화를 담을 수 있는 바구니로 보인다.

-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고 안락함과 실용적 멋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지구환경보호에 동참하게 하는 ‘의식 있는 스타일(Conscious style)이 21세기 환경운동의 핵심코드라 지목했는데…

▶의식 있는 스타일이란 진화됐고, 현대적이고, 깨어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가구를 위해 매일마다 훼손되는 숲에 대해 좀 더 관심가져야 하고, 이를 대체할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또 농산물을 기르는 땅과 작물을 기르기 위해 마구 뿌려지는 농약에 대해서도 늘 우려해야 한다.

정리=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2011-09-29 11:09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