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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국가이미지 바꾸는 디자인…하루아침에 만들지 못한다

‘글로벌 컨설팅 권위자’ 사이먼 안홀트

국가 및 기업 브랜드 컨설팅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사이먼 안홀트<사진>. 그는 국가 및 기업 브랜드 컨설팅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를 전문적으로 조사 분석하는 ‘안홀트-GMI’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해마다 국가 브랜드지수(NBI)와 도시 브랜드지수(CBI)를 발표하고 있다. 행사에 앞서 e-메일을 통해 그를 만났다.

▶안홀트 씨가 기획한 국가나 도시 브랜드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했는지 설명해 달라.

-1998년 처음으로 ‘국가 브랜드’란 용어를 만들었다. 20년 동안 영국의 국가 브랜드화에 참여했는데, 다양한 ‘소프트파워’를 이용해 영국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을 했다. 또 지난 15년 동안 40여개국을 대상으로 경제력, 투자, 관광, 문화, 외교적 관계, 교육 등에 연관되는 국가 이미지에 대해 자문 활동을 해왔다.

▶국가 브랜딩과 디자인은 어떤 관계가 있나. 국가 브랜딩 작업에서 디자인의 비중은.

-상업적 의미에서 ‘브랜딩’이란 상징성과 슬로건, 그리고 통일화된 이미지다. 국가 이미지를 이용해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난 ‘브랜드’란 용어를 사용할 때 그 나라의 국제적 평판과 국제사회에서의 지위 등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참조했다.

디자인을 포함한 창조적인 산업은 한 나라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다른 나라 국민에게 생산적으로 이 이미지를 알리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자인은 국가의 수출품과 소비품들을 매력적으로 바꾸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디자인이 잘된 도시는 외국인 투자자들과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국가 브랜드 가치가 해당 국가의 경제력을 못 따라가는 나라가 있나?

-부유하고 성공했다는 사실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한국이 좋은 예다. 한 나라의 경제적ㆍ사회적 성공은 다른 나라 국민에게 어떤 연관성이나 흥미를 주지 못한다.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해줘야 한다. 즉 ‘한국을 좀 더 유명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 대신 ‘한국과 연관된 것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를 자문해봐야 한다.

▶효과적인 국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국가는 그 나라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만들었지에 의해 평가받는다. 평판을 구축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국가 이미지를 단시간에 바꿀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지도자를 배출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나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 윈스턴 처칠 영국 전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같은 인물이다. 그러나 이 역시 수십년이 걸리는 일이고, 각 정부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지 못한다.

명성을 쌓는 일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국가적인 사업으로 이뤄진다. 외교적 노력, 상호적인 문화 교류, 외국인 직접 투자 증진, 지속적인 관광 발전, 수출의 증가, 해외 원조 등이 그 예다. 만약 한국이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이 모든 일을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한다면 명성은 순식간에 쌓일 수 있을 것이다.

▶‘헤럴드 디자인포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조언해 달라.

-이번 포럼이 삶의 질을 디자인하는 중요성을 알리는 의미 있는 역할이 되기를 기대한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2011-09-08 11:30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