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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GM 컨셉트카 `미래` 디자인한 한국인 3인방

미국차 덩치만 크고 멋 없다고요?  

"2011 서울모터쇼" 최고 컨셉트카 상을 받은 "미래" 앞에 선 한국GM 디자이너 3인방. 왼쪽부터 황호영 디자이너, 서승범 차장, 백송 디지털디자이너. <사진 제공=한국GM>

"요즘 제너럴모터스(GM)에서 만든 차 보셨어요? 미국 자동차라고 하면 `덩치만 크고 멋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요즘에는 디테일이 살아 있어요. 한국 디자이너들이 작업에 많이 참여하면서 바뀐 변화입니다."

지난 10일 끝난 `2011 서울모토쇼`에서 가장 주목 받은 차 가운데 하나가 한국GM에서 선보인 컨셉트가 `미래(MIRAY)`다. 이름 그대로 미래 스포츠카의 단면을 보여주는 이 차는 30대의 젊은 국내 디자이너 3인방이 합작해 만든 작품이다.

22일 인천 부평 한국GM 디자인센터를 찾아 미래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외부 디자인은 현재 인기 차량인 쉐보레 올란도의 컨셉트를 디자인한 서승범 차장(39)이 맡았다. 내부 디자인은 2007년 한국GM에 합류한 황호영 디자이너(32)가 담당했으며 이들 디자이너의 스케치를 3차원(3D) 화면으로 구현해 현실성을 높인 작업은 백송 디지털디자이너(30)의 몫이었다.

서 차장은 "최근 한국을 찾은 GM 글로벌 디자인 담당 에드 웰번 부사장도 미래의 디자인에 매혹됐다"며 들뜬 표정으로 운을 뗐다. 상하이모터쇼를 찾은 뒤 지난 21일 한국에 온 웰번 부사장이 "쉐보레의 새로운 디자인 컨셉트에 미래가 영향을 주고 있다"며 "미래가 쉐보레의 미래 얼굴"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서울모터쇼에서 최고 컨셉트카로 뽑힌 `미래`는 미국 GM 본사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앞으로 미국 LA모터쇼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등 전 세계 모터쇼의 메인카로 선보일 예정이다.

`미래`는 쉐보레에서 1963년부터 1967년까지 생산한 2세대 콜벳인 스팅레이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스팅레이가 머슬카로 육중한 몸매를 자랑한다면 미래는 휠베이스(차축거리)가 쉐보레 스파크와 동일할 정도 `작은(Mini)` 레이(Ray)라는 뜻에서 미래(Miray)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 차장은 "미래는 쉐보레의 전통에 친환경 미래차의 모습을 엮은 것"이라며 "날카로은 곡선과 옆면 라인 등은 제트전투기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미래 작업에는 총 8개월이 걸렸다. 디자인 스케치만 석 달 반이 걸렸으며 이를 차근차근 제품으로 만들어나가는 시간도 길었다.

황 디자이너는 "많은 첨단 요소를 디자인에 녹였지만 핵심은 실제로 구동이 가능한 기술을 넣었다는 것"이라며 "조만간 미래의 컨셉트를 활용한 자동차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완 한국GM 디자인총괄 부사장은 "미래는 작으면서도 성능이 좋은 스포츠카를 구상하는 GM 쉐보레 디자인팀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글로벌 차원에서 중소형차 디자인은 사실상 한국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기사입력 2011.04.25 17:38:43 | 최종수정 2011.04.26 1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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