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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컴퓨터 그래픽 영화史③-소박했던 스타워즈

1977년에 공개된 조지루카스의 '스타워즈'에서 감독은 특수효과 스태프 중 1명에게 최후의 전투 발발 직전의 짧은 장면에 사용될 90초 분량의 연속 화면을 3개월 이내에 만들 것을 지시했다.

관중들은 이 장면에서 악의 제국 사령부인 '죽음의 별' 내부를 컴퓨터로 만들어낸 영상으로 보게된다. 그 영화에서 순수하게 컴퓨터 그래픽만을 이용해 만든 영상은 사실상 그 장면뿐이다.

조종사가 적국 우주선을 사격하는 것을 돕는 조종석의 컴퓨터 계기판도 실은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2년 후 디즈니 스튜디오의 공상과학 영화 '블랙 홀'에는 75초 분량의 컴퓨터 영상이 들어가는데 주인공이 탄 우주선을 깊숙이 빨아들이려고 위협하는 소용돌이 모양의 금속격자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소박한 초기 작품들은 '트론'에 나타나는 컴퓨터 그래픽에 비하면 아이들의 장난에 불과했다. 그러나 제작자들에게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트론'은 기대했던 것만큼 흥행하지 못했고 호평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트론'은 그 이후의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의 평가에 활용될 컴퓨터 그래픽 사용에 관한 하나의 기준을 마련했다. 한편 '트론'이 제작되고 있는 동안에도 프로그래머들은 사진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실적인 영상이나 환상적인 상상의 장면들을 만드는 데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정교한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었다.

또 그에 발맞춰 하드웨어들도 개발되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 년 안에 강력한 슈퍼컴퓨터가 영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수백만 비트의 디지털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되고 필름 프린터가 배우들의 발걸음에 계단을 자동으로 일치시킬 수 있게 됐다.

■ 리스버거와 쿠슈너의 상상
 

▶미국의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으로 빛을 바랜 애니멀림픽.

영화 '트론'의 뒤에는 31살의 애니메이터인 스티븐 리스버거와 극장 흥행 및 영화 배급자로 전업한 전직 변호사 도널드 쿠슈너 이 두 사람이 있었다. 1978년 그들은 모스크바 올림픽을 겨냥한 만화 '애니멀림픽'을 완성하기 위해 보스턴에 있던 리스버거의 애니메이션 사무실을 떠나 남캘리포니아로 향했다.

그러나 미국의 올림픽 불참으로 쿠슈너와 NBC 영화 방영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이쯤 리스버거는 비디오 게임을 보고 새로운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하나 얻었다. 실제 배우를 전자 세계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뒤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행동을 묘사하는 것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이윽고 천재이면서도 엉뚱한 면이 있는 한 프로그래머가 컴퓨터 세계 속으로 빠져 들어가서 그 속에서 겪는 이야기 '트론'으로 발전한다. 거기서 그는 살인 탱크, 로봇 경찰 그리고 인간과 유사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적대적인 세계에서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싸운다.

쿠슈너와 리스버거는 규모가 큰 영화 제작사라야 '트론'의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하에 '트론'에 관한 상세한 소개자료, 등장 인물에 대한 설명, 대본 및 영화 제작 계획서를 준비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는 그야말로 대단한 신념이 필요했다. 후일 쿠슈너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프로젝트를 처음 추진할 때는 여기에 필요한 컴퓨터 기술이 아직 존재하지도 않을 무렵이었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던 당시 상황으로 보아 우리가 그 영화의 제작 준비를 마칠 때쯤이면 그러한 기술이 개발돼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형수 객원기자 news@ebuzz.co.kr | 20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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