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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디자이너로서 K5 완성됐을 때 성공 확신했죠

기아차 돌풍 주역 피터 슈라이어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기아차 돌풍의 주역 피터 슈라이어(사진) 기아차 디자인총괄부사장이 조용히 서울에 왔다. 아우디 수석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손꼽힌다. 2006년 정의선 현대차부회장(당시 기아차 사장)이 전격 영입한 그는 기아차의 쏘울, K7, 쏘렌토로 진가를 과시했다. 최근에는 K5가 글로벌 히트 조짐을 보이면서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에서 그는 평소 즐겨 입는 검정색 정장으로 멋을 내고 본지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해 가을 기아차와 계약을 연장한 이후 우리 언론과의 첫 만남이다. 항상 검정색 정장을 입는 이유를 묻자 그는 "단순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라고 답했다. 실제로 그는'감성을 바탕으로한 직선의 단순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군더더기 없는 단순한 선으로 럭셔리한 디자인을 지향하는 것. 이 같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아우디의 부활과 기아차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

첫번째 화제는 당연히 K5가 됐다. 최근 생산량이 국내외 수요량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K5에 대해 "디자이너로서 차가 완성됐을 때 처음부터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며 "실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너무나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도면 위의 K5를 실제 차로 만들어 낸 기아차의 생산 능력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디자이너의 욕심대로 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기아차는 훌륭한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기아차와 계약 연장에 대해 그는 연봉과 계약 기간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기아차의 성공에 고무된 듯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선진 업체에서 일할 때와는 다른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며 "가능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자동차 디자인에서 중요시 하는 것은 정체성이다. 이른바 패밀리 룩이 있어야 차를 보면 한눈에 해당 제조 업체도 알 수 있다는 것. 그가 디자인 총책임자로 임명된 기아차는 차 전면 그릴을 호랑이 코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통일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의 전 BMW 수석디자이너 크리스 뱅글 영입설에 대해 물어 보자"크리스 뱅글은 훌륭한 디자이너"라면서 웃었다.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31일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개막하는 2011 서울모터쇼에 참석한 뒤 이번 주말께 독일 프랑크푸르트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로 돌아 갈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1/03/31 02:3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