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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현장의 캡틴]그의 손끝서 글로벌 GM디자인은 시작된다

김태완 한국GM 디자인총괄 부사장

▲ 김태완 한국GM 디자인총괄 부사장은 한국은 물론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쉐보레의 소형차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다. 그의 손끝에서 시작한 크루즈와 스파크, 올란도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쉐보레 앰블럼을 앞세워 달리고 있다. 
 
“자동차는 이제 하나의 작품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단순하게 소비자가 원하는 만족감이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게 아닌 감성적인 만족까지 전달해야 합니다. 그만큼 자동차 개발에 열정과 시간, 노력이 더해져야 하는 시대입니다”

하나의 자동차가 시장에 나오는 과정을 흔히 산고(産苦)에 비유하곤 한다. 처음 백지상태에서 아이디어를 짜내고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물론 시장에 출시되기 직전의 마케팅 전략 까지 모든 작업이 밤잠을 줄여가며 빚어낸 결과물이다.

신차 개발에도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새로운 브랜드가 출범한다는 것은 그 이상의 열정과 피땀어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GM대우가 쉐보레로 전환되는 과정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국GM 디자인담당총괄 김태완 부사장이 그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 GM 글로벌 소형차 디자인 첨병=짧은 머리에 트렌디한 패션감각이 가득한 그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임원에 대한 선입견을 가볍게 밀어내며 다가선다.

지난 1988년 미국 브리엄 영 대학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90년 영국의 왕립 예술 대학인 RCA에서 자동차 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재규어의 ‘이안 칼럼’과 쌍용차 무쏘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켄 그린리’를 비롯해 기아차 디자인 혁명을 이끈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 역시 이 영국 RCA 출신이다.

1995년 대우차에 몸담기 시작한 그는 익스테리어 디자인담당 최고 책임자로 재직하며 매그너스와 라세티, 칼로스, 마티즈 등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주도했다.

이후 2000년에 이탈리아 피아트로 잠시 자리를 옮겨 푼토와 두카토 등의 소형차 디자인 작업을 주도해오다 2006년 GM대우 선행디자인담당 임원으로 돌아왔다. 이후 GM의 글로벌 소형차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GM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다양한 전략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GM은 새로운 브랜드 ‘쉐보레’ 도입을 발표하면서 총 8가지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쉐보레 라인업의 대부분은 한국GM의 디자인총괄 책임자인 김태완 부사장의 손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미국 브랜드 쉐보레의 글로벌화=한국GM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에 선행 디자인 스튜디오를 새롭게 열었다. 자동차 디자이너를 포함해 3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이곳은 인천 부평 본사의 디자인 센터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글로벌 경차 및 소형차의 내외관 스타일링은 물론 트렌드를 분석하는 등 한국GM의 미래 제품디자인의 산실이다.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의 중소형차 개발과 디자인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이상의 역할도 담당한다.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지만 GM 전체 브랜드의 디자인에도 관여를 합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자리한 GM 선행디자인 센터에서 쉐보레를 비롯해 오펠과 복스홀 등 모든 브랜드 디자인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GM의 디자이너들은 스파크와 크루즈를 비롯해 차세대 글로벌 소형차로 떠오른 아베오의 디자인 개발을 주도하는 등 글로벌 GM에서도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틀을 벗어난 새로운 디자인 전략 주목= 김 부사장은 한국GM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모든 신모델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가운데 올란도에 대한 애정은 유별나다.

“올란도는 굉장히 특별한 차에요. 기존의 평범한 미니밴의 개념을 떠나 전형적인 2박스 스타일을 고수한 ALV입니다”

언뜻 트렌드를 벗어나 투박하고 공격적인 디자인을 내세웠지만 김태완 부사장을 비롯한 한국GM 선행디자인센터의 디자인적 도전과 의지가 오롯이 담겨있다.

“2박스 스타일의 올란도와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디자인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냥 놔두면 하늘을 날라갈 듯한 날렵한 디자인이었어요. 그런데 전세계 모든 완성차 메이커가 다 쉽게 추구할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결국 올란도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고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 2박스 스타일로 결정했습니다. 출시 이후 반응도 기대 이상입니다”

최근 선보인 전세계 완성차 메이커를 모조리 뒤져봐도 2박스 스타일이 뚜렷한 컴팩트 미니밴을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같이 1.5박스와 1박스 카에 가까운 모노 볼륨 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다.

올란도가 다른 미니밴과 뚜렷한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도 이런 이유다. 남들과 다른 디자인을 뽑아냈고 결국 가장 글로벌한, 누구나 쉽게 좋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낸 셈이다.

“과감한 시도에 많은 사람들이 론칭 때까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과연 고객반응이 어떨까 하는 의문이지요. 결국 쉐보레 전시장마다 올란도에 대한 호응이 굉장합니다. 과감한 디자인 적인 도전이 고객 기호에 잘 들어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쉐보레 글로벌 전략의 중심에 서 있는 그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전략과 디자인 목표에 대해 뚜렷한 자신감도 지니고 있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쉐보레 정신’역시 이를 대변하고 있다.

“쉐보레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동차에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메이커입니다. 세계 최초로 차에 카 오디오를 장착했던 것도 쉐보레였습니다. 올란도 실내에는 기존의 틀을 깨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아이디어가 바로 100년을 이어온 쉐보레 정신(그는 스피릿이라고 표현했다)입니다”

김준형 기자(junior@etoday.co.kr) 최종입력시간 : 2011-03-30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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