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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카라이프]국내 완성차 5社 디자인 총괄임원의 '디자인 단상'

미래도로에서 꿈과 감성의 흐름에 올라타다

현대차 '블루스퀘어'-스포티&럭셔리 세단 종결자
기아차 '네모'-전통과 글로벌의 오묘한 조화
르노삼성 'SM7 콘셉트카'-근육질 몸매같은 강력함 표현
한국지엠 '미래'-멈춰서 있어도 강한 남성미 물씬
쌍용차 'KEV2'-고급스럽고 특별함이 묻어나게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자동차 디자인은 단순히 차의 멋스러움 뿐 아니라 기업의 철학까지 대변하는 요소로 그 비중이 커졌다. 이번 2011 서울모터쇼에서도 각 업체들은 새로운 콘셉트차에 독특한 디자인을 강조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디자인 총괄 임원이 말하는 콘셉트카의 특징과 최근 자동차업계에 나타나고 있는 디자인 흐름을 들어봤다.
 

현대차 블루스퀘어

▲이병섭 현대차 스타일링실장(이사)

"블루스퀘어(HND-6)는 '스포티하면서도 럭셔리한' 스타일을 구현한 신 중형 연료전지 세단으로, 수소연료전지 차량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모델입니다. 친환경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공력 디자인을 기본으로 다이내믹한 스타일을 형상화했습니다."

이병섭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 스타일링실장은 2011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콘셉트카 '블루스퀘어'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 실장은 "최근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서도 '환경 친화'가 세계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료나 기술이 아닌 자동차 스타일링 측면의 친환경이라 하면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경량소재를 비롯한 친환경 소재나 신소재의 활용으로 소비자의 감성 충족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자동차의 품질 뿐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플루이딕 스컬프처'라는 독창적인 철학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그는 "디자인이 현대차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언급했다.
이 실장은 "디자인의 가치를 수치화하기 어렵지만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의 무한한 가치를 만들어낸다"면서 "현대차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 철학 도입 이후, 한층 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차 디자인에 대한 보완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 평범한 디자인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YF쏘나타 이후의 디자인은 매우 파격적인 변화로 느껴졌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너무 앞서간다는 국내 시장의 의견도 최근에는 독자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갖춰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네모

▲윤선호 기아차 디자인센터장(부사장)

이번 모터쇼에서 '네모(KND-6 )'라는 신개념 소형 EUV(Electronic Utility Vehicle) 콘셉트카를 내놓은 윤선호 기아차 디자인센터장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디자인 요소와 글로벌 디자인 감각을 재해석한 첨단 친환경 차"라고 요약했다.

자동차 이름을 한글 '네모'로 지은 것 역시 공간 효율성을 강조하는 순 우리말을 통해 전통 디자인을 내세운 것과 무관치 않다.

윤 센터장은 최근 자동차 디자인 흐름도 이와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자동차 디자인은 특정 기술을 트랜드로 정의할 수 없다"면서 "메가트랜드와 마이크로트랜드의 상호 작용이라는 관점에서 기술, 감성, 공간의 혁신이라는 이슈들이 융합된 다양성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지역별 법규, 규제 등이 스타일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고 연료에 따른 플랫폼의 변화가 트랜드가 될 수도 있다"면서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어떻게 시각화시키고 융복합하는가에 대한 다양한 미래 기술이 트랜드"라고 정의했다.

이번 모터쇼에서 기아차는 'KV7'이라는 신개념의 컨셉트 미니밴을 공개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 차에 세계 최초로 걸윙 도어를 달았는데,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 센터장은 "깔끔하고 넓은 고급스러운 라운지와 같은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고급 사교 라운지의 출입구를 상상해 보십시오. 크고 웅장한 문이 저절로 열리면서 들어서지 않습니까? KV7의 컨셉트는 걸윙도어를 통해 수제 스포츠카에서 느낌을 자아내며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신선함을 줍니다."

그는 자사의 디자인에 대해 "기업문화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첨단 기술과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합리적인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르노삼성 SM7 콘셉트카

▲알레한드로 메소네로 르노삼성 디자인총괄 상무

"SM7 콘셉트카의 디자인은 강력함이 근간입니다. 쿠페같은 세단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편안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 콘셉트카는 미래 SM 모델의 근간이 될 것입니다."

알레한드로 메소네로 르노삼성 디자인총괄 상무는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르노삼성이 선보인 SM7 콘셉트카의 디자인 특징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SM7은 르노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인데, 올 하반기 새로운 모델로 탈바꿈해 출시될 예정이다. 모터쇼에 선보인 이 차는 이 모델의 양산형 제품 디자인 방향을 가늠하는데 좋은 참고가 됐다.
메소네로 상무는 르노삼성만의 가치 창출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뉴 SM7의 강력함을 묘사하기 위해 디자인센터 벽면에 단거리 육상선수 얼굴과 근육질 몸매 등을 그려 붙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유럽과 일본 등 해외 고객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으로 프리미엄을 꼽았다.
"한국 고객은 프리미엄, 즉 영원히 남는 디자인을 원합니다. 차량 내부에서도 편안함과 웰빙 등을 추구합니다. SM 차에 향수가 뿜어져 나오는 퍼퓸디퓨저를 내장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섭니다."

반면 유럽에 있는 르노의 경우 가족이 한꺼번에 탈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차량 개발을 추진한다. 일본 닛산은 심플한 디자인을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3년전 르노삼성 디자인센터장으로 부임한 메소네로 상무는 "디자인에 한국적 요소를 보다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다만 "폭스바겐과 아우디에서 8년을, 프랑스 르노에서 9년을 있어 감성이 유럽적인 게 많다"면서 "50여 명의 한국 디자이너들을 총괄해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겠다"고 언급했다.
 
한국지엠 미래

▲김태완 한국지엠 디자인총괄 부사장

지난 31일 2011 서울모터쇼 행사장. 마이크 아카몬 한국지엠 사장의 소개로 콘셉트카인 '미래'가 헬멧을 쓴 운전자와 함께 서서히 움직이며 대중 앞에 등장했다.

이 운전자는 다름 아닌 김태완 디자인총괄 부사장이었다. 스스로 디자인한 차를 몰고 관람객 앞에 선보인 것이다.

김 부사장은 행사 내내 '미래' 옆을 떠날 줄 몰랐다. 차가 정지한 상태로 있자 관계자들에게 차를 움직여 뒷모습도 보여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말 강력한 힘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뒷부분은 파워풀합니다."
차가 돌자 '미래'를 설명하기에 바빴다.
그는 차 옆에 달린 주유구 및 전기콘센트 부분이 날개 모양을 띠고 있는데 주목했다. 강한 남성 이미지와 함께 날렵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김 부사장은 "미래가 있어서 그런지 쉐보레 전시장이 다이내믹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쉐보레 부스에 이 브랜드의 어제와 오늘, 내일의 디자인 철학을 볼 수 있는 차량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1958년 벨에어와 1966년 콜벳은 당시 쉐보레의 미래 디자인을 느끼게 했다.

한국지엠의 디자인 방향에 대해 김 부사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컨셉트는 '열정'과 '실용성'이란 단어로 응축된다"면서 "앞으로도 이 큰 틀을 유지할 것이고, 다이내믹함과 역동성, 혁신과 즐거움을 핵심 컨셉트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KEV2

▲이명학 쌍용차 디자인실장

"프리미엄, 로부스트, 스페셜티 등 3가지를 디자인에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KEV2 등 전기차를 비롯한 콘셉트카에도 이 같은 요소를 반영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습니다."
이명학 쌍용차 디자인실장은 콘셉트카에 대해 "소비자들이 쌍용차를 평가하는 요소와 바라는 점을 이 3가지 대표단어로 요약했다"면서 "앞으로 이 단어를 근간으로 디자인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KEV2에 대해 이 실장은 "코란도의 고유 디자인에 대한 기대를 새롭게 해석해 적용했다"면서 "SUV 가운데 전기차는 많지 않아 쌍용이 생각하는 전기차 이미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 흐름에 대해 그는 "디자인을 통해 기업 마다 아이덴티티 확립을 도모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기업과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일종의 전달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5년만에 내놓은 신차 코란도C의 디자인에 대해 이 실장은 "생명력을 길게 유지하기 위해 혁신적이거나 지나친 변화를 자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디자인의 본질인 군더더기 없이 아름다운 차를 만든다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최일권 기자 igchoi@

최종수정 2011.04.05 10:31기사입력 2011.04.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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