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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섹션 피플]김태완 한국GM 디자인총괄 부사장

.“와우∼ 할수있는 디자인… 차마다 하나씩은 넣겠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크링’에 전시된 1960년형 쉐보레 ‘콜벳’에 앉은 김태완 한국GM 디자인 총괄 부사장. 김 부사장은 “이 차를 직접 운전해서 전시장 안으로 들여오는 데 4시간이 걸렸다”며 콜벳을 애지중지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한국GM이 최근에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란도’에는 특이한 공간이 있다. 센터페시아 쪽 오디오를 조정하는 패널 아래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패널이 위로 올라가면서 비밀스러운 공간이 나타난다. ‘시크릿 큐브’라고 불리는 이 공간에는 MP3 플레이어를 연결할 수 있는 USB 포트가 있고 지갑이나 CD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다.

‘깜찍한’ 이 아이디어는 한국GM 디자인 총괄 김태완 부사장(51)이 냈다.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 도입과 GM 브랜드 출범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크링’에서 열고 있는 전시회에서 17일 그를 만났다. 짧은 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빨간 바지를 입은 범상치 않은 패션 때문에 처음부터 그가 디자이너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김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와우(Wow)’할 수 있는 디자인을 차에 넣고 싶었다”며 “재미와 기쁨을 주는 디자인을 계속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1995년부터 대우자동차에서 디자인을 했던 김 부사장은 2000년에는 피아트로 옮겨 신형 ‘피아트 500’ 디자인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피아트 500의 앙증맞은 디자인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06년 GM대우자동차로 돌아온 그는 올란도는 물론이고 ‘크루즈’, ‘아베오’의 디자인을 이끌었다.

김 부사장은 한국GM에서 200명의 디자이너와 함께 GM의 글로벌 플랫폼 차량 개발을 놓고 경쟁과 협력을 하고 있다. 전 세계에 있는 11개의 GM 디자인 스튜디오 중에 한국이 세 번째로 크며 프로젝트 수는 두 번째로 많다.

차의 외관도 중요하지만 김 부사장은 그동안 미국 차의 약점으로 지적을 받아왔던 인테리어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올란도의 시크릿 큐브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또 ‘스파크’는 유럽에서 모터사이클을 몰던 젊은층이 사는 첫 차라는 데 착안해 계기판을 운전대에 붙여 모터사이클을 모는 듯한 느낌을 줬다. 김 부사장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닐 때의 자유분방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크루즈의 대시보드에는 섬유를 넣었고 아베오의 전조등은 겉을 둘러싸는 렌즈를 빼서 입체감을 줬다. 그는 “앞으로도 차마다 재미있는 아이템을 하나씩은 꼭 넣겠다”고 말했다.

1960년 당시로는 혁신적인 유리섬유로 만든 빨간 ‘콜벳’의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김 부사장은 “강한 열정으로 100년을 달려온 쉐보레 브랜드를 계승해 열정이 있는 차를 디자인하겠다”며 “올해 국내에 들여올 예정인 카마로와 콜벳은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차로 한국GM의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기사입력 2011-03-21 03:00:00 기사수정 2011-03-21 0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