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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앱이냐 웹이냐"…2011 IT시장 판도는?

구글-애플 진영, 웹 vs 앱 전쟁 본격화 

안희권 기자 argon@inews24.com

새해는 IT 업계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패러다임을 주도하려는 업계간 경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11년 벽두 IT 화두를 '웹과 앱의 주도권 다툼'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주도권 다툼의 중심에는 구글과 애플이 있다. 구글과 애플은 지난 해에도 모바일 시장을 놓고 힘겨루기를 한 바 있다. 수익이나 영향력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애플이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으나 플랫폼 영향력 측면에서는 구글도 적지않은 수혜를 입었다.

구글과 애플 등 두 회사는 이제 모바일 기기 시장을 벗어나 다른 시장으로 그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 확대가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를 야기해 새로운 시장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웹시대냐? 앱시대냐?

구글은 그동안 웹시대를 표방해왔다.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을 탐색하고 여기서 알토란 정보를 찾는 것이 웹 세상이었다. 구글은 이런 웹세상을 검색이란 무기로 공략하면서 MS와 HP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었다. 구글은 이제 인터넷 시장을 벗어나 모바일과 PC 시장까지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이런 견고한 웹 세상에 앱(애플리케이션)이라는 신무기로 도전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모바일 강자로 우뚝 섰다. PC와 웹이 지배하는 세상을 앱이라는 콘텐츠 접속 장치를 이용해 틈새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물론 앱세상은 모바일 시장에 국한돼 있다.

웹세상과 앱세상의 차이는 시장 주도권이 인터넷에 있는지, 혹은 콘텐츠에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구글이 주창하는 웹세상은 PC와 인터넷이 결합한 형태로, 이들 분야에서 강자인 업체가 이 세상을 주도한다. 인터넷 검색 강자인 구글과 PC 시장의 선두업체인 HP가 웹 세상의 대표주자로 평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앱 세상은 웹 세상을 바꾸기 위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만든 무기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결합한 서비스 방식이다. 초기형 앱 모델은 아이팟에 도입됐던 아이튠스와 음악의 결합 형태이며, 그 진화형이 아이폰에 도입된 소프트웨어와 앱스토어의 결합 모델이다.

단말기와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연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앱 방식은 아이팟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새로운 모바일 기기 시장의 조류로 자리매김했다.

앱 방식은 기존 휴대폰 시장을 붕괴시켰고, PC와 인터넷 중심의 세상을 모바일 중심으로 바꿔 버렸다. 여기에 아이패드까지 가세해 태블릿 PC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사실상 모바일 기기 시장은 앱세상으로 재편됐다.

◆앱 성공신화에 놀란 구글의 반격

아이튠스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게 된 애플이 앱스토어로 휴대폰 시장 공략을 시작했을 때 휴대폰 업계와 통신사는 애플을 비웃었다. 노키아와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 막강한 휴대폰 제조사가 버티고 있는 이들 시장에 후발 업체가 진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런 업계의 비웃음을 보란듯이 대박신화로 날려 버렸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내세워 앱세상을 가속화 하자 위기감을 느낀 웹 세상의 기득권 업체인 구글과 통신업체들은 앱 방식 따라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애플 못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로 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통신사들도 자사 주도의 앱스토어를 대거 선보였다. 그러나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진 앱스토어는 영향력 측면에서 차잔 속 태풍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구글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애플 앱방식을 통해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MS를 대신해 선두 플랫폼 업체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마켓은 여전히 애플 생태계보다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글도 이런 안팎의 평가에 따라 앱방식 대신 자사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웹방식으로 재도전을 시작했다.

구글이 시도 중인 웹방식은 웹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PC 시장에 웹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해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하겠다는 것.

구글은 애플의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플랫폼 장악이 제공하는 혜택을 몸으로 직접 체험한 업체다. 구글은 이를 웹전략에도 반영하고 있다. 웹 클라우드 서비스를 플랫폼 장악과 함께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구글 크롬 OS가 이런 구글의 웹 클라우드 전략의 결정판이다. 크롬 OS는 웹 브라우저 방식의 운용체계(OS)로, 웹 클라우드 기반으로 컴퓨팅 플랫폼을 구현해 PC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올해부터 노트북 PC에 본격적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크롬 OS는 PC 운용체제 시장을 장악해온 MS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구글은 크롬 OS 등 웹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보급해 PC 시장을 웹 세상으로 전환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MS의 윈도 시장 장악과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 장악은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PC 플랫폼 시장을 장악해 시장 주도권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런 구글의 움직임에는 애플의 앱세상이 PC 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노림수가 담겨져 있다. PC 시장의 앱방식 도입은 이미 시작됐다. 애플이 이달부터 맥용 앱스토어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맥컴퓨터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맥 앱스토어를 지난해 공개하고 올해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데스크톱 PC를 비롯해 노트북 등 맥OS X 운용체계가 설치된 컴퓨터라면 누구나 맥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다.

◆웹진영과 앱진영의 정면충돌?

애플의 앱 세상이 PC에도 접목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구글진영의 움직임이 가속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웹세상은 구글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강조해온 많은 IT 업체들이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MS, IBM, 시스코, 오라클 등이 웹진영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통신사나 개발사들은 앱시대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앱 패러다임 이후 통신사들이 숙원했던 데이터 시대가 본격화 됐고, 개발자들의 수익이 보장되는 세상이 열렸기 때문이다. 일부 기득권 업체 주도로 세상이 재편됐던 웹시대 혹은 이전 시대에는 개발자들의 설자리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만들고 개발자들의 수익을 보장했다. 물론, 개발자들의 수익 보장이 앱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앱세상에서는 개발자들이 자생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다.

애플은 현재 앱 클라우드 시대를 조성하고 있다. 모바일 앱 생태계를 확장한 모바일 클라우드가 구체화 되면서 이를 PC 기반까지 확대하려는 것이다.

태블릿 또는 노트북 PC 시장은 이런 양 진영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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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1월 04일 오전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