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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스포츠 디자이너, 시몬 야코메트

Simon Jacomet of Zai ski, Sport designer
스포츠 디자이너, 시몬 야코메트 
 
자이(Zai)는 혁신적인 소재와 기술로 최고급 스키 장비를 생산하는 스키 브랜드이다. 지난 6년 동안 자이는, 화강암의 핵석(stone core)에 탄소 섬유를 입혀 만든 스키, ‘스파타(Spada)’와 같은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스키 생산 업계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었다. 스위스 디젠티스에 위치한 자이의 본사는, 생산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엄격히 유지하며, 전문 스키어가 개별 모델을 고안/검증하고 전문 기술자가 제작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디자인붐>이 자이의 시몬 야코메트(Simon Jacomet)를 만나 자이의 제품 생산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진 ▶] 자이(Zai)의 시몬 야코메트(Simon Jacomet)
image courtesy designboom


자이에서 어떤 일을 하십니까?
직함은 CCO(Chief Creative Officer)지만, 몇 년 일하니 그 외 일들도 하게 되더군요.

어떻게 스키 분야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처음에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스키 일을 시작했어요. 몇 년 동안 스키 교습을 했는데 결국 스키 강사를 길러내는 트레이너가 되었죠. 1990년대 초에는 친구들 몇 명이 모여서 스키 기술을 혁신하는 일을 시작했어요. 오래된 온갖 ‘부자연스러운’ 습관들과 싸우며, ‘자연스러운’ 스키 기술에 매달렸죠. 스키에 스노우보딩 기술들을 도입하는 방식이었는데, 이것이 스키 업계 쪽에 알려지면서 몇 개 회사에서 제게 새로운 스키를 개발하자는 제안을 해왔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푈클에서, 그 다음은 살로몬에서, 그렇게 총 5년을 일하게 됐죠.

본래 전공이 미술이었고, 미술과 관계된 일을 할 생각이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금융 분야에서 일하던 친구와 함께 ‘자이(레토-로만어로 ‘저항력 있는’이라는 뜻의 단어이다)’한 결단을 내렸죠. 자이 일을 하면서 미술을 전공한 덕을 많이 봤어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알 수 있었고, 극한까지 밀어붙일 수도, 그리고 때로는 규칙을 깰 수도 있었죠! 사실 스키 사업은 긴 잠에 빠져 있는 보수적인 분야라 새로운 생각을 제안하기 ‘더 쉽다’고도 할 수 있어요.

[사진 ▶] ‘스파다’ 쿠플라와 수펠(cufla & suffel), 16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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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최고급 브랜드 회사들과는 다르게 자이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신뢰성이지요. 우리는 모두 열정적인 스키어들이고, 그런 스키어들이 스키를 개발하고 제작합니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기능과 기술, 그리고 혁신이에요. 웃음거리를 내다 파는 것이 아니라요. 사실 저희는 바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우리 스키가 아직도 성능은 그저 그런 ‘디자인 스키’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사실 기술 개발에 관한 한, 자이는 월등합니다! 고객이나 거래처, 비즈니스 관계의 사람들이 종종 우리 생산 시설을 돌아보기도 해요. 우리 회사만의 고유한 애프터 서비스를 다른 유수의 스키 메이커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죠. 일종의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 ‘스파다’ 쿠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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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 스키를 창안하게 된 동기가 있으십니까?
더 좋은 스키로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싶은 욕구 때문이죠. 성능을 개선하고 스키의 수명을 늘이고 싶은 욕구요. 스키는 다루어야 할 변수가 많은 복잡한 스포츠입니다. 새로운 기술과 소재 개발에 언제나 집중하지만, 한편으로는 동시에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열어 놓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느 수준이 되어야 스키를 탈 수 있다고들 생각하는데, 스키 기술을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런 생각도 뛰어넘을 수 있죠.

[사진 ▶] ‘틸라(Tila)’
image courtesy designboom


최고급 스키 시장에는 아직 모순이 남아 있습니다. 큰 회사들은 대량 생산을 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가격을 책정하지 않아요. 우리한테는 그것이 기회인 거죠. 사실, 몇몇 대형 브랜드들은 같은 투자자에 묶여 있기도 하고요…

우리는 다른 회사들처럼 크게 확장할 계획이 없어요. 이 정도 규모라야 프리라이딩에서 활강 코스까지, 스키에 대한 우리 철학을 고수할 수 있으니까요. 작은 규모 안에서 기능적으로 보다 우수한 한정판 제품에 개발에 몰두하는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생산량의 제한은 고가의 재료와 복잡한 공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에요.

[사진 ▶] ‘라이자(Laisa)’, 182 & 192cm
image courtesy designboom


스키 신제품은 어떤 단계를 거쳐 만들어집니까?
세 가지의 중요한 변수에서 시작합니다. 스키의 모양/회전반경(radius), 두께, 그리고 캠버(camber; 양쪽 가장자리의 휘어진 모양). 이 세 가지 변수로 스키의 응용 범위가 결정되지요. 이 요소들에 변화를 주면서, 다른 종류의 소재들을 시험해보는 겁니다. 가능하면 새로운 소재를요. 미세 조정이 가장 재미 있는 과정인데, 다른 요소들에 영향을 주는 민감한 작업이에요. 당연히 매 공정마다 눈 위에서 검증을 거치죠. 공장 바로 옆에 스키장이 있어, 신속한 개발이 가능합니다. 어떤 때는 스키를 만든 그날, 견본으로 바로 스키를 타기도 합니다.

[사진 ▶] 올 블랙 컬러의 ‘위블로(Hub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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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식으로 새 형태를 연구하나요?
대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스키 경험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보는 방식입니다. 컴퓨터로 계산하는 일은 별로예요. 저도 가상 개발 같은 것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스키를 타는 곳은 매번 다른 산에 다른 눈 위가 될 수 밖에 없어요. 물론 우리도 계산을 하지만, 계산이란 우리에게 진행 상황을 정리한 서류에 지나지 않아요. 스키 개발은 한 가지 요소를 바꾸면 다른 모든 요소들에 손을 대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에요. 상호 작용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죠. 항상 놀라곤 합니다. 때로 예상치 못한 놀라움 일과 맞닥뜨리기도 하는데, 이를 두려워하지만 않는다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 ▶] ‘카팔리나(Capalina)’ 헬맷 - 살로몬과 공동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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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와 생산 방식은 어떻게 결정하십니까?
기준은 분명합니다. 더 좋은, 더 가벼운, 더 내구성 있는 스키를 만드는 거죠. 이 모든 기준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각인되어 있는 ‘자이다움’에 완전히 부합해야 합니다. 거대 스키 회사들과 달리 소량 생산을 고수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두고 타협할 일은 거의 없어요. 취하느냐, 버리느냐 둘 중 하나입니다!

공정 가운데서도 어떤 부분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전체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라 대답하기가 힘드네요. 스키를 테스트하는 것만큼 좋은 건 없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땐 그것만큼 사람을 미치게 하는 일도 없어요. 한번도 써보지 않았던 소재로 작업하는 것이 가장 흥분되죠. 효과가 드러나고 계속해서 개발할 잠재력이 보이기만 한다면요. 재미 있었던 예를 들어보자면, 최근 개발한 프리라이드 스키가 있어요. ‘라이자 192’라고, 지금까지 없었던 형태죠. 지난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이는 바람에 처음부터 그러한 형태가 제대로 효과를 봤어요. 반응이 썩 괜찮았죠.

스키 역사에는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요. 100년도 더 된 기술도 있지요. 그 중 많은 것들이 잊혀지고 사라집니다. 그래서 때로 그 중 일부를 우리가 발굴해내기도 합니다. 그러한 노하우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소재를 결합시키면 또 다시 한 단계 발전하게 됩니다.

[사진 ▶] 자이의 생산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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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용 스키와 일반 레저용 스키는 어떻게 다릅니까?
전문가 수준의 스키는 경주용으로 디자인됩니다. 그래서 스피드와 힘을 내는 데 유리하죠. 스포츠 용품 가게에서 볼 수 있는 ‘스키 같아 보이는’ 것들은 다 경주용 스키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 방식은 경주용 스키에서 노하우를 가져와 일반 레저용으로 변형하는데 있어요. 다만 한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면 무게입니다. 레이스에선 아무도 무게를 신경 쓰지 않지만, 레저용은 무게를 줄이는 가운데 기능을 유지하는 일이 관건이거든요. 그 때문에 우리는 레저용 스키에 경주용에는 쓰지 않는 최고급 소재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지고, 대량 생산도 힘들어지죠. 세계 최고의 스키선수 보드 밀러(Bode Miller)의 스키와 똑 같은 것을 구입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자신한테 맞는 하나뿐인 스키는 분명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문하면요.

[사진 ▶] ‘스파다’ 스키에 쓰일 화강암 핵석을 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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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발 중이거나 소개하고 싶은 소재나 기술이 있으신가요?
몇 가지 색다른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소재 개발에요.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고, 다음 주 중에 신기술과 관련해 협상을 진척시킬 계획입니다. 우리가 항상 한정품에 집중한다는 사실은 아실 겁니다. 어떤 점에서는 그렇게 관심을 기울일 사안이 아닐 수 있어요. 가격이 너무 비싸 대량생산할 수가 없으니까요. 이에 관해서는 생체공학적 접근이라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는 있겠네요.

[사진 ▶] 화강암 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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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블로(Hublot)와는 어떻게 함께 일하게 되었나요?
위블로의 최고경영자, 장 클로드 비베(Jean-Claude Biver)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도전적인 사안에 대처하는 그의 태도에 반했어요. 저희가 먼저 위블로에 접촉해 서로 의견이 맞을 지 타진을 했어요. 누구 것인지도 모를 브랜드가 아닌, 진정한 파트너십을 원했으니까요. 그래서 우린 위블로가 제안한 ‘통합의 기술’을 원칙으로 삼았어요. 우리가 건넨 소재와 디자인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사진 ▶] 탄소 섬유을 손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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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블로는 시계 줄에 최초로 천연고무를 사용한 시계 브랜드예요. 우리는 처음으로 스키 표면에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천연고무를 입힌 스키 회사고요. 천연고무는 내구성이 정말 뛰어나요. 나중에 다시 재생해 쓸 수도 있고, 느낌도 독특하죠. 시계 줄이랑 냄새도 비슷해요.

우리가 제시한 아이디어 가운데는 스키 표면을 보호하는 톱에지(top edge)에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을 사용하자는 제안 같은 것도 있었어요. 그리고 스키의 끝 부분과 옆면에는, 위블로의 ‘첨단 디자인(edge design)’을 끝까지 밀어 붙였고요.

[사진 ▶] 자이 스키의 제작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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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이런 일도 있었어요. 리프트를 타는데 누가 제게 스키 끝이 부러졌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아닙니다. 아니 그런데 그 말 진짜 웃기네요!”라고 대답했죠.

스키 이외에 자이에서 만드는 것이 또 있나요?
‘자이 카팔리나’라는 헬멧이 있어요. 살로몬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죠. 살로몬이 이제 막 개발에 성공한 커스텀 에어(custom air)라는 착용 기술에 자이의 소재와 디자인을 결합시켜 만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스키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부탁합니다.
가능한 자주 스키를 타세요!

http://www.za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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