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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車 디자인] 자동차 성격 드러나는 차체라인의 美學

◆ 이곳이 바로 차체라인…캐릭터ㆍ벨트ㆍ웨이스트ㆍ로커패널


차체 디자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선은 캐릭터 라인(Character Line)이다. `성격을 가진 선`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차체 디자인 성격을 대표하는 선이라는 뜻이다. 캐릭터 라인은 대체로 차체 측면으로 앞문과 뒷문 도어 핸들 부근을 흘러 지나가는 도드라진 굴곡 선을 가리킨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선은 벨트 라인(Belt Line)이다. `허리띠 선`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승용차에서는 측면 유리창과 도어 패널이 경계를 이루는 부분을 가리킨다. 이 선 높이와 굴곡에 따라 역시 차체 측면 이미지가 크게 달라진다.

웨이스트 라인(Waist Line)도 라인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 말 그대로 `허리선`인데, 유리창을 제외한 측면 도어 패널 3분의 1 내외 높이에 있는 도어 패널 허리선이다. 대개 앞 범퍼에서 뒤 범퍼까지 연결되는데 선의 기울기나 단면 형태, 곡률 등에 따라 차체 형태 이미지가 바뀐다.

최근에는 웨이스트 라인이 아주 약하거나 없는 차체 디자인도 등장하고 있다. 단순한 직선 혹은 지면과 거의 평행을 이루는 선으로 설정돼 차체 캐릭터 라인이나 벨트 라인의 기준선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로커패널 라인(Rocker panel Line)도 있다. 로커패널 라인은 측면 도어 아래쪽에 있는 선을 가리킨다. 1930년대까지 출시됐던 클래식 차량 측면에 있던 긴 발판에서 유래했다. 이 발판이 차량 주행 중에는 지면에서 튀어 오르는 돌을 막아주는 기능을 했던 로커 패널이다.

오늘날에는 발판은 구조적으로 완전히 달라졌지만, 그 의미는 그대로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로커 패널 라인은 대부분 단순한 직선이었다. 최근에는 곡선을 가미하거나 앞 또는 뒤 범퍼까지 연장시킨 모습도 있다.

 
차체 형태는 면(面)과 면(面)이 만나 만들어진 입체로 구성된다. 그 경계에는 선(線)이 만들어진다. 선은 다시 윤곽을 만들고, 윤곽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에게 인식된다. 아름다운 면과 면이 만나는 곳에 아름다운 선이 있고, 아름다운 선을 통해 자동차의 모습을 파악하게 되니, 결국 선이 아름다운 차가 아름다운 디자인의 차가 되는 셈이다.

차체 디자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선은 캐릭터 라인(Character Line)이다. 캐릭터 라인은 차량의 성격을 나타내기 위해 매우 강한 이미지로 만들어진다. 경우에 따라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운 곡면이나 가느다란 선처럼 디자인하기도 한다. 캐릭터 라인을 활용하는 방법은 메이커나 브랜드 별로,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BMW는 캐릭터 라인을 차체 이미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컨셉트카인 i8이 대표적이다. 뒷바퀴의 휠 아치 부분에서의 면의 변화가 커다란 유리로 이뤄진 도어와 만나면서 앞바퀴 쪽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형태와 연결된다.

사실상 어떤 것이 캐릭터 라인이며, 어떤 것이 도어 분할선인지가 모호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형태는 전통적으로 유지돼 왔던 차체의 선을 완전히 해체시키는 `전위예술`과도 같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BMW 6시리즈 쿠페는 보다 `전통적`인 캐릭터 라인을 강조하는 차체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앞바퀴 휠 아치 뒤에서 시작한 캐릭터 라인은 마치 새총을 힘껏 잡아당긴 것 같은 이미지로 힘과 탄력이 차체 뒤로 갈수록 커지면서 손을 놓는 순간 힘껏 날아가는 에너지를 담고 있다. 캐릭터 라인 아래쪽에 있는 차체의 면은 곡률에 의한 볼륨감으로 캐릭터 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캐릭터 라인의 존재가치를 떨어뜨리는 디자인도 있다. 도요타 신형 캠리의 경우 캐릭터 라인의 위치는 `전통적`이지만 라인 자체의 존재감은 적다. 면과 면이 만나서 각도가 바뀌면서 단순히 한 번 접히는 정도의 선으로 매우 미묘한 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웨이스트 라인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로커 패널 라인 역시 매우 미묘한 터치로 처리한 것을 볼 수 있다.

선의 힘은 미묘하면서도 선 자체는 단순했던 캠리와 달리, 렉서스 신형 GS에서는 선이 차체의 끝까지 연결되지 않고 뒷문의 도어 핸들에서 사라지면서 또 다른 높이의 선이 시작되는 다중적인 양상을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모델들은 고유의 조형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에 따라 곡선적이고 유기적인 형태를 강조한다.

모든 선의 흐름은 곡선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면과 면이 만나는 곡률 역시 기계적인 느낌이 없이 생명체에서 느껴지는 유연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면의 연결은 i30는 물론이고 i40에서도 동일하게 발견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캐릭터 라인은 마치 붓으로 그은 것과 같은 성격을 가지면서, 앞 펜더의 모서리도 캐릭터 라인이 되고 있다. 커다란 두 개의 캐릭터 라인이 존재하는 셈이다.

기아자동차의 캐릭터 라인은 기계적이고 기하학적인 성향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직선과 같은 이미지를 가진 곡선으로 구성돼 있으면서도 차체의 면 역시 매우 팽팽하게 당긴 듯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유기적인 형태와는 대조적이다.

차체를 구성하는 선에서 캐릭터 라인은 강조하면서 웨이스트 라인은 미묘한 처리로 바꿔 선의 구성에서 단조로움을 덜어낸 것도 기아 라인의 특징이다.

프라이드에서는 캐릭터 라인과 웨이스트 라인이 하나의 조형 요소로 통합돼 차체 옆면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변화시킨다.

나라별로 특징을 살펴보면 최근 출시한 일본 차들은 단순화를 추구하고, 독일 등 유럽의 차들은 다양한 캐릭터 라인을 시도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굵은 선과 볼륨감으로 중량감을 추구했던 미국 차들은 최근 들어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캐릭터 라인을 적용하는 추세다.

전반적으로 형태를 단순화시키면서 정리해 나가는 최근의 흐름과 같은 맥락을 가지면서도, 직선적 이미지를 중시했던 것에서 벗어나고 있다. 일본 차의 영향을 받아 디테일을 강조하기도 한다.

앞으로 등장할 차체 라인들은 면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보다 더 미묘하고 미세한 형태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한국화의 붓 터치처럼 힘 있으면서도 절제된 모습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차체 라인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화할 것이란 사실이다.

[구상 한밭대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기사입력 2012.02.13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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