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회사 '농심'의 라면봉지로 만든 결제판보드, 화장품회사 '아모레퍼시픽'의 남은 립스틱으로 만든 디지털액자가 들어간 입술 조형물….
이는 기업에서 생산한 상품의 폐자재로 만든 예술품이다. 어쩌면 쓰레기로 그냥 취급돼 버릴 수 있는 폐자재들에 창의적인 디자인을 불어 넣으니 새로운 생명력을 갖고 재탄생한 것 같았다.
디자인전문업체 '누브티스'는 농심, 아모레퍼시픽, 하이트 등 100대 기업과 디자이너 1000명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열어 진정한 '창의경영'을 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누브티스는 알루미늄 캔 꼭지로 김연아의 스케이트를 만들어 화제를 낳은 바 있는 업체로 간판 디자이너 이경순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는 대학교수들의 추천으로 젊은 디자이너들을 다른 회사에 소개시켜주던 중 더 많은 인재들이 창의적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고안해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대우해양조선, 하이트, 농심, 아모레퍼시픽 등과 손잡고 36가지의 상품을 만들어냈다.
삼성전자의 컴퓨터 키보드 중 'Shitf' 'Home' 등 자판은 목걸이, 귀고리 등 아름다운 액세서리로 태어났다. 이 액세서리는 삼성전자를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의전용 선물로 쓰일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의 방수 등 기능성 옷감의 재고는 잔디밭에서 앉을 때 엉덩이가 젖지 않도록 하는 방석으로 변신했다.
이 밖에 대우해양조선는 폐자재인 파이프를 기하학적인 다자인의 의자로 재탄생시켜 서울 인사동 누브티스 매장 앞에 전시했다. 지나가던 행인들 혹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그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느라 항상 분주한 광경을 연출한다.
이 대표는 "쓰레기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이 아닌 그 시대를 나타내주는 트렌드"라며 "기업에서 나오는 폐자재가 새로운 상품, 홍보물 등으로 다시 태어나면 진정한 환경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젊은 디자이너 인재들이 이런 기업에서 일하게 되면 고용도 안정된다"며 "그들의 넘치는 아이디어로 이목을 끌게되면 기업도 더 많은 이익창출에 도움이 되고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이미 세계적인 커피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600여명의 디자이너를 고용 중이다. 그들은 정상적인 월급을 받으면서 창의적인 디자인 활동을 자유스럽게 하고 있다. 매번 디자인을 해야하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큰 프로젝트가 발생할 때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내 세계 커피문화를 이끄는데 기여하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는 누브티스가 제안한 청바지로 만든 컵 워머(화상 입지 않도록 컵을 감싸는 것) 상품을 검토 중이다.
누브티스는 향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0대 기업과 이 프로젝트를 펼칠 것을 목표로 환경국제심포지엄 등 굵직한 행사도 펼칠 예정이다.
/happyny777@fnnews.com김은진기자
기사입력2011-09-18 18:16기사수정 2011-09-18 18:17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esign Trend > 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 영화의 전당 개관 (0) | 2011.09.21 |
---|---|
디자인에 묻힌 점자유도블록 색상 (3) | 2011.09.21 |
집드림 1호 주택 인테리어, 센스 넘치는 친환경 디자인 '부러워~' (0) | 2011.09.19 |
GS건설, 업계 첫 `독일 디자인 어워드` 수상 (0) | 2011.09.19 |
걸매생태공원·칠십리시공원, 국토도시디자인대전 '대상' (0) | 2011.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