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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조선 사대부 '패션 리더'의 명품들

성주이씨 화조문 자수 스란치마

경기도박물관 출토 복식전..화조화 담긴 스란치마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경기도박물관(관장 조유전)은 경기 지역 명가가 기증한 출토 복식 명품 70여 점을 엄선한 '조선의 옷매무새Ⅲ-이승에서의 마지막 치장' 특별전을 오는 8일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다고 4일 말했다.

(사)한국복식과학재단(총재 최인순)과 함께 다음 달 22일까지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 출품작 중에는 1600년대 후반에 사망한 성산 이씨 묘역 출토 '화조문 자수(花鳥紋刺繡) 스란치마'가 단연 관심을 끈다.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이 치마는 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있는 성천공 심익창의 전 부인인 성산 이씨(1651~1671) 묘에서 출토된 복식(세로 47.3ㆍ가로 354cm)으로, 문헌으로만 알려진 자수치마의 첫 출토품이다.

성주이씨 자수 스란치마 도식화

박물관 측은 "치마의 무릎 부분 또는 밑단 부분에 금실로 무늬를 넣어 짜거나 금박을 해서 장식하는 일을 스란이라 하고, 이렇게 만든 치마를 스란치마라 한다"면서 "성산 이씨묘 출토 스란치마는 연꽃무늬가 있는 비단에 모두 6폭으로 부부간 행복을 상징하는 한 쌍의 새와 꽃무늬 등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정교하게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박물관 측은 "이 치마에서 확인된 그림은 조선시대 중기의 화조화와도 관련이 깊어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성산 이씨묘 출토품 중 당시 상류층 여성이 예복을 입고 머리에 꽂는 '떨잠'으로 추정되는 머리장식품과 은가락지 등이 함께 출품된다.

이와 함께 이번 특별전에는 여성 예복에 부착한 호표흉배(虎豹胸背)도 공개된다.

여성이 남성처럼 예복과 흉배를 착용했다는 사실은 문헌에는 보이지만 실제 유물은 드물게 발견됐다.

의인박씨 호표흉배

이번에 공개되는 호표흉배는 경기 안성시 대덕면 무릉리에 있는 16세기 진주류씨 부인 의인 박씨묘 출토품으로, 짙은색 바탕에 금실로 무늬를 넣어 짠 직물에 큰 호랑이와 작은 표범을 표현했다.

이 흉배에는 두 동물 외에도 대나무와 소나무 사이로 가득한 구름과 바위, 영지, 그리고 보배무늬가 확인된다.

이번 전시는 이들 출토 복식을 예복과 일상복, 그리고 재현복으로 세분해 살핀다.

조유전 관장은 "전시에서 만날 복식들은 단순히 과거의 기억이 아닌 조선시대 당시의 '패션 리더'였던 사대부가의 삶과 이상을 담은 당당한 명품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taeshik@yna.co.kr

| 기사입력 2011-04-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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