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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폰트에 담긴 핀란드 디자인 정신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실용주의를 앞세우며 심플하면서도 은은하게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스칸디나비아의 여러 디자인 철학 가운데서도 특히 인간을 향한다는 핀란드의 디자인 철학. 그 철학이 폰트에 적용된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핀란드의 국민 기업 노키아가 발표한 새로운 폰트 Nokia Pure를 통해 한 번 들여다보자.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핀란드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Nokia)는 지난 24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새로 개발한 폰트 ‘Nokia Pure’를 발표했다. 새로 공개된 폰트는 획의 끝머리가 없는 산세리프(San Serif) 형태의 헬베티카(Helvetica)와 닮았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능적 측면에서 보면 Nokia Pure는 읽기 편하게 디자인 되었다. 서체는 둥글게 흘러가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져 글자에서 운율을 느낄 수 있게 하며, 작은 화면 안에서도 식별할 수 있게 한다. 노키아가 원했던 것도 바로 그 것이다. 멀티 플랫폼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노키아는 작은 화면에서부터 인쇄 디자인가지 다양한 환경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서체를 원했던 것. 또한 Nokia Pure는 그리스 문자부터 알파벳, 일본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어 환경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보다 감성적 측면에서 보면 노키아가 대표하는 핀란드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다. Nokia Pure는 노키아의 유산인 ‘접근 가능하고 인간적인 디자인’을 따르고 있다.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산세리프체에서 이 새로운 서체는 기계 같은 느낌이 아니라 현대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따스함을 주도록 디자인되었다.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존경 받는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브루노 매그(Bruno Maag)와 노키아 팀이 새 폰트에 대해 아이디어를 나눌 때도 그들은 노키아가 가지는 핀란드의 디자인 정신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들은 심플함과 최소한의 아름다움을 기치로 내세우면서 Nokia Pure가 화려함 보다는 기능으로부터 나오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기를 바랬다. 또한 친근한 느낌을 위해 손 글씨의 자연스러운 형태를 참고했다.

브루노 매그는 “이 우아한 폰트는 스스로 시선을 끌지는 않지만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그 특징은 바로 서체의 리듬이며, 문자간의 관계”라며 “Nokia Pure는 패셔너블 하지는 않지만 오래도록 사용될 수 있는 서체이다. 일관적인 서체는 일관적인 브랜딩 전략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내세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보더라도 읽기 쉬운 서체’다.

노키아는 새로운 서체가 가진 이런 능력들이 각기 다른 스타일 속에서 명백하게 드러날 수 있을지 시험해보기 위해 유명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스튜디오를 초대해 Nokia Pure를 사용한 디자인을 의뢰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인 스튜디오 Bond는 감각적으로 알파벳들을 배치한 ‘Nokia Nudes’ 시리즈를 발표했다.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한 적게 디자인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과다한 디자인을 하거나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고 싶진 않았다. 우리는 서체를 있는 그대로 사용하고 싶었고, 미니멀하고 심플한, 그러나 유머가 넘치는 폰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이 폰트의 옷을 벗기고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래서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금색, 갈색, 빨간색의 머리를 가진 인물들이다. 그들의 디자인은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데 작품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문자 ‘S’를 누군가는 여성의 몸으로 볼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마를린 먼로의 스커트로 볼 수도 있다.

노키아 디자인 팀이 프로젝트에 제출한 ‘Character Counts’는 원래 서체가 나타내고자 했던 가치들을 잘 보여준다. 알파벳을 겹겹이 겹친 작품에 대해 그들은 “우리 작품은 Nokia Pure의 모든 글자, 모든 숫자, 모든 구두점과 모든 도안에서의 순수한 영광과 놀라운 순수함을 나타낸다.” 고 설명했다.

총 13명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포스터는 각 20장씩 한정 생산되어 노키아의 전시 파트너인 DesignStudio에서 판매되며, 수익금은 자선사업에 사용된다.

Nokia Brandbook 블로그

2011-03-29 오후 6: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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