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주목받는 부산 차세대 제품 디자이너 김영우 씨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그렇게 많은 호응을 받을 줄은…." 이메일은 지금도 매일 수십통씩 쏟아지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단순한 관심을 표명한 것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유리컵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램프 모양이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아요." 그는 담담하게 답했지만, 사실 그의 작품이 세계 디자인계로부터 주목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초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고의 디자인 경연대회인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전'(IFD)에서 그는 4등상 수상으로 일찌감치 재능을 선보였다. 당시 출품작은 31개 국 2천여 개. 그때 그가 내놓은 작품이 '에코 우리날'(Eco-urinal). 손 씻는 물이 자동으로 아래로 흘러 소변기까지 함께 세척하도록 한, 물 절약 남성용 소변기였다. "에코 우리날이 외국의 유명한 디자인 TV쇼와 잡지, 전 세계 파워 블로거들에게 소개되면서 후속작에 대한 관심까지 끌어낸 거죠." 두 작품은 현재 특허권 일종인 디자인권 심사가 신청된 상태여서 곧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2월 동아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그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서울의 디자인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졸업을 8개월여 앞두고 우연히 동참한 부산디자인센터의 '코리아 디자인 멤버십' 스쿨이 그의 미래를 바꿨다. 주당 한 작품씩 선보여야 하는 '강도 높은' 아이디어 훈련이 그의 영감을 극도로 자극했고, 그 덕택에 그는 2년도 못 돼 두 개의 히트 작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그는 지난해 11월 부산디자인센터로부터 '차세대 디자이너'상을 받았다.
"부산이 서울보다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부산이라서 더 가능한 로컬 디자인을 통해 더 빠르게 글로벌화할 수 있습니다." 그가 그런 경우였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1인 창조기업으로 '영우김디자인'도 설립했다. 이때 부산시로부터 받은 지원금 2천만 원으로 지난해 해운대 바닷가의 파라솔에 대한 대변신 작업에 착수했다. 내달 16일 첫 공개 전시될 파라솔 천 가방과 아이패드 파우치 등이 그 변신의 주인공들이다. 얼핏 단순한 재활용 디자인처럼 보이는데 그는 고개를 저었다. "스토리가 깃든 추억입니다. 지난여름을 기억하는 우리의 생생한 추억이 가방 속에 저장된 겁니다." 그는 디자인에 이야기 꽃을 입힐 때 비로소 명품이 될 자양분을 갖게 된다고 자신했다.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 8면 | 입력시간: 2011-01-11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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