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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디자인으로 '소비자 마음' 잡아라

[발언대/7월 13일] 디자인으로 '소비자 마음' 잡아라

김혜찬(한국디자인진흥원 정책본부장) 최근 전세계 모바일 업계는 치열한 스마트폰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들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싸움의 승자는 결국 소비자가 선택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싸움에서는 누가 더 많이 팔았는지도 중요하지만 누가 더 많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가 가져오는 효과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상품은 여전히 모두가 원하는 것이지만 고객을 만족시켜 브랜드 충성도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점이 현대에는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제품 자체에 갖는 관심은 줄어드는 반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겪게 되는 포괄적인 경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을 소유한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아이폰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소비자의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즉 '앱스(Apps)'가 중요하다. 디자인은 이런 사용자의 경험을 반영해 상품을 개발한다. 단순히 예쁘고 편리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실례로 지난 2005년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한 디자인전문회사에 의뢰해 새로운 서비스를 디자인했다. 그 서비스는 첫해 250만명을 시작으로 총 1,200만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했다.

2006년에는 '사회ㆍ경제적 영향을 미친 최고의 서비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비스 이름은 '잔돈은 넣어두세요(Keep the Change)'다.

많은 사람들이 잔돈을 저금통에 넣는다는 사실에 착안, 직불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자동으로 반올림한 뒤 그 차액을 고객의 계좌로 이체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저축을 유도한 게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디자인을 통해 넛지(nudge)를 이용해 저축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킨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기업이나 국가가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0/07/12 18:2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