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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김인철 교수의 '사회 포스터의 세계'(3)

앰네스티(AMNESTY)와 인권포스터 


■ 중국의 인권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는 것을 반대했던 앰네스티의 포스터들.

1990년대가 되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권 문제는 일단 해결되었다. 흑백분리 정책이 사라졌으며 흑인이자 인권 운동가였던 만델라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며 그는 그동안의 고난, 공헌 등으로 인하여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과거의 남아공과 같이 인권이 보장되는 않는 나라들을 주목하였거나, 현재 주목하고 있다.

인권 문제는 각각의 나라들이 알아서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국제 사회의 공동 문제이다. 어떤 나라의 인권에 대하여 침묵할 때 그 문제가 정당화 되어 다른 나라에까지 번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인권 문제들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갖고 있다.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도 겪었었다. 우선, 과거 식민지 시대를 기억해보자. 지난 세기 유럽의 강대국들은 다투어 세계 도처에 식민지를 만들었다. 폭력과 착취, 억압으로 이루어진 식민지 경쟁이었다. 이를 흉내 낸 일본은 정도에서 벗어난 식민지 경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켰다. 또한 우리 역사에서 경제 개발이 급격히 이루어지던 시기는 바로 우리의 인권이 크게 위협되던 시기였다.

인간에 대한 압박, 즉 인권 유린, 정치적 폭력 등 여러 문제들에 대하여 정확하게 근원을 따져보아야만 될 것이지만, 그 중에서 인종혐오로 인하여 2차 세계대전 중 일어났던 유태인 학살은 가장 악랄한 반인륜적, 인권적 범죄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이 끝난 후 세상은 경악했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 세계적으로 번져갔다.

이리하여 국제적 양심 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가 이루어졌다.

앰네스티의 창시자는 영국의 노동민권 변호사 피터 베넨슨(Peter Benenson)이다. 1961년 어느 날 그는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도중 신문 속의 작은 기사에 주목한다. 포르투갈의 대학도시 코임브라에서 자유를 논하며 술을 마시던 두 명의 대학생이 7년의 징역형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시 포르투갈은 아프리카의 식민지를 마지막으로 고수하면서 많은 반대에 부닥치고 있었고, 이에 대하여 탄압에 가까운 정책을 펴고 있었다.

■ 앰네스티의 로고 

분노를 느낀 베넨슨은 반핵 인권 운동가인 에릭 베이커(Erick Baker) 등과 힘을 합쳐 1962년 9월 30일 국제적 비정부 기구를 출범시켰는데 이것이 바로 국제사면위원회이다. 그는 ‘잊혀진 죄수들(Forgotten Prisoners)'라는 책을 출판하면서 '양심수(prisoners of conscience)’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베넨슨은 정치적으로 억압받는 사람들에 대한 국제적 호소(Appeal for Amnesty)를 위하여 국제기구의 설립이 필요했다.

출범과 더불어 이루어진 1960년대부터 활동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대표적인 일 중 하나가 바로 넬슨 만델라와 관련된 일이었다. 앰네스티는 만델라와 같은 양심수의 석방 호소에 머물지 않았다. 당사국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가족들의 안전과 제 3국으로의 망명 등을 도왔다. 이를 위하여 유엔의 힘을 얻어내기도 했다.

1970년대에는 정치적으로 공정한 재판을 비롯하여 임의적 구속, 고문 방지 등에 대한 적극적 행동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정치적 난민 지원 및 정치범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 등을 벌였다. 1976년, 앰네스티는 그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다.

일반적 정치 문제들과 더불어 앰네스티가 추구하고 있는 구체적 국제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여성인권(Women's Rights), 아동 인권(Children's Rights), 고문 금지(Ending Torture), 사형집행 폐지(Abolition of the death penalty), 난민의 권리(Rights of Refugees), 양심수의 인권(Rights of Prisoners of Conscience), 인간 존엄성 유지(Protection of Human dignity) 등이다.

이들 문제와 관련하여 앰네스티는 다양한 포스터들을 내놓고 있다.


■국제적 주의 환기를 위한 앰네스티의 콘서트 포스터

■사형 집행 반대 포스터


■언론 자유 침해에 대한 반대 포스터

■무력 동원에 소년들을 내세우는 것에 대한 반대 포스터

■월남전이 한창일 때 즉결 처분을 하는 유명한 장면을 다시 만든 포스터(권총을 겨눈 곳에 꽃으로 이루어진 우표를 붙임)



■ 앰네스티를 위하여 피카소(좌)와 호앙 미로가 제작한 포스터 

◇김인철 교수 
**글쓴이 김인철 교수는 전주비전대학교 시각문화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코카뉴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인철 교수 약력> : 홍익대 미대 졸업. 한국최초 사회부문 국제 포스터 작품선정 작가(일본 도야마), 한국미협 이사 역임. 캐나다 Simon Fraser University 연구교수. 개인전 1회(캐나다 밴쿠버). 일본 외 멕시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이란, 타이완, 중국, 미국 등지의 국제포스터 공모전 작품선정 작가(모두 사회적 주제)
 
김인철 (mtchul@hanmail.net)  
COCA news |  2010-06-30 11:26:09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