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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김인철 교수의 ‘사회 포스터의 세계’(2)

남아공 인종차별 반대 포스터 


월드컵 축구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다. 감개무량한 일이다. 왜냐하면 불과 이십 여 년 전만해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인종차별국가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고도의 산업화에 앞장서며 바쁘게, 빨리빨리 살다보니 남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또는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관심을 보일 수 없었다.

문제는 이런 식의 생활 방식의 지속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극도의 이기주의자들은 없는 것 같다. 이제 우리도 국민 소득 2만 달러를 넘기면서 세계적으로 잘 사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으므로, 국제적인 안목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본다.


외국에 나가서 동네에서 만난 소박한 할아버지가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에 대하여 무척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하여 놀란 일이 있었다. 이제 다른 나라의 역사 등에 대하여 상식적으로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있었던 인종파별의 심각함을 모두 열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련 이미지들을 본다면 그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분노를 일으켰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백분리 정책은 많은 포스터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특히 흑인 인권을 위하여 일생동안 목숨을 바친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를 위하여 국제적인 관심이 이루어졌다. 수십 년 투옥되어 있던 그의 석방을 위하여 국제 사회가 움직였으며 그를 위한 포스터들이 제작되었다.


포스터 이미지들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 그렇다. 그는 청장년 시절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노년이 되어 풀려나 결국 조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사회적 포스터의 기능 중의 하나는 이렇게 인권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에 있다.

우리에게도 유사한 지도자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를 위한 어떠한 포스터도 제작된 것이 없다. 이는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잘못이다. 미술인을 비롯하여 이미지 제작자들의 마인드가 아직 가난하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국제적인 안목이 필요할 때다. 그런 여유와 안목이 수립되어야 세계 속의 한국이 될 수 있다.

다음 작품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이 극성을 부리고 있었던 1988년 일본 도야마 국제 포스터 트리엔날레에서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것이다.


포스터는 요란한 기법이 아니어도 인상적인 아이디어만 번뜩인다면 큰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이 작품이 보여준다.

작품에서 아프리카의 모습이 해골로 그려졌다. 가장 아래쪽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빠져있다. 흑백 차별정책 때문이다. 그리고 두 눈과 코에 해당하는 이미지 역시 같은 아프리카 대륙의 모습이다. 볼수록 명작이다. 이런 작품이 바로 사회 포스터의 매력이다.

◇김인철 교수 

*글쓴이 김인철 교수는 전주비전대학교 시각문화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코카뉴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인철 교수 약력> : 홍익대 미대 졸업. 한국최초 사회부문 국제 포스터 작품선정 작가(일본 도야마), 한국미협 이사 역임. 캐나다 Simon Fraser University 연구교수. 개인전 1회(캐나다 밴쿠버). 일본 외 멕시코,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이란, 타이완, 중국, 미국 등지의 국제포스터 공모전 작품선정 작가(모두 사회적 주제)
 
김인철 (mtchul@hanmail.net
COCA news |  2010-06-19 13:53:3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