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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올림푸스 디자이너 "카메라에 詩적 디자인 추구"

"새 제품 OM-D는 필름 카메라 디자인에 현대성 부여" 
[박웅서기자] 올림푸스가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 'OM-D'를 선보였다.

올림푸스의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할 때마다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부분은 바로 '디자인'이다. 과거 펜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제품 OM-D의 디자인 역시 독특하다. OM-D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난 1973년 출시된 올림푸스의 필름 카메라 OM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었다.

타이나카 다이스케는 'OM-D' 시리즈의 총괄 디자이너다. 그는 현재 올림푸스이미징주식회사 마케팅본부 디자인센터 컨슈머그룹에 소속돼 있다. 올림푸스에는 지난 1998년 입사했다.

기존 '펜(PEN) 시리즈' 역시 초기 모델인 E-P1 때부터 바디와 렌즈, 액세서리 등을 전반적으로 담당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시장 소비자들이 OM-D를 보고 '레트로섹시'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디자이너 입장에서 섹시라는 반응은 생각하지도 못했다"고 웃었다.

제품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표현이 조금은 어리둥절하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필름 카메라 디자인에 현대성 부여

OM-D는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복고풍의 카메라들과는 조금 다르다. 클래식하지만 현대적인 세련미도 느낄 수 있다. 타이나카 다이스케도 그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타이나카 다이스케는 처음부터 복고풍 카메라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OM 시리즈가 갖는 역사성이나 지향하는 점을 현대에 되살리려다 보니까 이런 디자인이 탄생했다"며 "후지필름의 'X-pro1'처럼 명백하게 레트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새로운 느낌을 더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새로운 느낌'이란 이런 부분들이다. 그립 부분을 감싸는 가죽의 경우 필름 카메라였다면 절개면이 그대로 보였겠지만 OM-D는 끝부분을 말아 넣어 디테일을 살렸다. 제품 뒷면에는 필름 카메라에서 필름을 감던 노브를 백 그립으로 재현해 카메라를 잡을 때 안정감을 더했다.

전자식 뷰파인더(EVF) 역시 눈 여겨볼 만하다. EVF를 탑재한 점은 올림푸스의 기존 펜 시리즈와 구별되는 OM-D만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타이나카 다이스케는 "EVF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스템과 굉장히 잘 맞는 조합"이라며 "사진을 촬영할 때 몰입감을 더해주는 것은 물론 광학식 뷰파인더와 비교해도 여러 조작계 설정이나 노출을 보정했을 때 변경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니 넥스-7의 경우 제품을 작게 만들려다보니까 광학계가 작게 만들어져 눈을 조금만 움직여도 잘 보이지 않는다"며 "OM-D의 EVF는 안경을 쓰고도 넉넉하게 볼 수 있고 파인더 배율 자체도 더 크다"고 덧붙였다.

제품 기능도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다. OM-D는 필름 카메라처럼 제품 윗면에 삼각형 모양의 머리 부분이 있다. 원래 광학식 뷰파인더를 위한 펜타프리즘이 들어가는 곳이다. 하지만 전자식 뷰파인더를 사용하는 OM-D는 이 자리에 자이로 센서가 내장됐다.

그는 "손 떨림을 보정하는 5축 자이로 센서를 렌즈와 동일선상에 위치시키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올림푸스는 기본적으로 바디내장형 손떨림 보정 기구를 채용하기 때문에 세계 최초 5축 손떨림 보정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OM-D는 기존 상하, 좌우 두개의 회전운동에 대응한 2축 보정기능에 수평운동과 상하운동, 회전떨림이 추가돼 세계 최초로 5축 손떨림 보정을 지원한다. 실제 줌을 최대한 당긴 상태에서 한손으로 카메라를 들어봤다. 카메라가 흔들려 LCD 화면이 매우 떨렸지만 반셔터로 초점을 잡자마자 흔들림이 눈에 띄도록 확 줄었다.

◆"향후 라인업 고민 중"…상위·하위 모델 나올 수도

필름 카메라 OM 시리즈는 OM-D를 만들 때 발생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기준이 됐다.

예컨대 카메라를 잡았을 때 안정감을 위해 그립 부분에 얼마나 굴곡을 줄 건지 정해야 했는데, 이 때 OM 시리즈 비율을 재현해 조정했다. 제품 뒷면의 백 그립도 필름 카메라 디자인을 되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빠졌을 부분이다.

타이나카 다이스케는 "곡선으로 된 백 그립은 기술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러 가지 설계나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백그립 만든 이유는 과거 필름 노브에 엄지가 걸릴 때 느꼈는 안정감을 재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OM-D의 향후 라인업은 어떻게 될까. 타이나카 다이스케는 "사실 고민 중에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만약 라인업을 확충한다면 상위 제품은 어떻게 될까, 하위 제품은 어떻게 될까, 연장선상에 있는 모델은 어떻게 될까 고민이 많다"며 "OM-D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드팩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 마디를 청했다. "시(詩)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아리송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품 완성도에 대한 철학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전체적인 완성도로는 이 정도면 됐다고 할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들은 세부적인 디테일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일부 소비자의 감수성까지 모두 챙기고 싶다"고 말했다.

박웅서기자 cloudpark@inews24.com  

2012.02.15. 수 09:4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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