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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한국, 디자인에서 길을 찾아야

최원석 기자 ws-choi@chosun.com  입력 : 2010.05.04

세계 최고 산업디자인학교 '아트센터' 버크먼 총장
아이폰 다음은 아이카? 현대車·삼성전자 위기의식… 한국 학생, 아트센터서 약진

"한국에 와서 현대차와 삼성전자 디자인센터장을 만나봤는데, 급변하는 시장에 대한 위기의식이 대단했어요. 돌파구를 만들어줄 디자이너를 찾기 위해 무척 고민하더군요."

세계 최고의 산업디자인학교로 꼽히는 아트센터(ACCD·Art Center College of Design)의 로른 버크먼(Buchman) 총장은 이달 1일 방한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아이폰'과 '중국'으로 표현되는 위·아래로부터의 위협을 극복해야 한다"며 "이런 변화와 위협을 제대로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는 디자이너를 반드시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 버크먼 아트센터 총장은 학교의 인재 육성 방침과 관련,“ 햄릿에 나오는‘준비가 전부(The readiness is all)’라는 대사에 모든 게 들어 있다”면서“변화와 위기를 제대로 헤쳐나갈 수 있는 디자이너를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특히 현대차의 경우 아이폰의 위기가 언제 '아이카(iCar)'의 위기로 바뀔 것인지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자동차에 창의적인 IT기기를 얹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차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라는 얘기다. 이런 부분에서 디자이너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버크먼 총장은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트센터의 5대 총장으로 지난해 임명됐다. 캘리포니아 파사데나(Pasadena)에 있는 아트센터는 전(前) BMW그룹 디자인총괄 크리스 뱅글 등 최근까지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디자인 센터장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로 유명하다. 그는 이전 총장들과 달리 외부에서 영입돼 아트센터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

버크먼 총장은 최고의 디자이너가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사회적 책임, 사업성에 대한 깊은 이해, 모든 문화와의 소통능력, 강력한 사고력 등 5개를 꼽았다. 그는 '준비가 전부(The readiness is all)'라는 셰익스피어 희곡 '햄릿'의 대사를 인용하며 "인생의 모든 것을 제어할 수는 없지만, 상황이 급변하더라도 그 상황을 새 시각으로 보고 빨리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디자이너에게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버크먼 총장은 아트센터에서 한국 학생의 약진세가 놀랍다고 했다. 전체 1500명 가운데 한국인은 176명으로, 중국(18명) 일본(14명) 대만(34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그는 "자동차 디자인 분야의 졸업 동문으로 현대차 디자인총괄 오석근 전무, GM대우에 스티브김 등이 있고, 캘리포니아에 아우디폴크스바겐의 이상엽, 벤츠의 휴이 리(이일환)가 디자인총괄로 있다"고 전했다.

출처 :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5/03/201005030273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