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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삼성전자 '크리스 뱅글 디자인' 처녀작은

13~15일 삼성전자 방문..IT·가전 디자인 계약한 듯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가 기획한 획기적인 발상의 삼성전자의 가전 또는 IT 제품이 조만간 선보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삼성전자와 최근 계약을 맺은 크리스 뱅글이 최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다녀가 그의 '처녀작' 출시가 머지않았음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13~15일 방한해 삼성전자의 디자인 관련 책임자 등을 만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논의하고 디자인 사무실을 방문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크리스 뱅글은 특히 삼성 디지털플라자 몇 곳을 둘러보면서 삼성 제품과 디자인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17년간 BMW 디자인을 총괄한 크리스 뱅글을 놓고 지난 3월 현대차, 삼성전자 등이 영입전을 펼쳐온 사실은 알려졌으나 그가 삼성전자를 찾음으로써 계약이 성사됐음을 뒷받침했다.

그는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삼성전자로 간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도 그 재미있는 루머를 들었는데, 루머는 루머일 뿐 얼토당토않다(Ridiculous)"라고 밝혔었다.

크리스 뱅글은 삼성전자와 프리랜서 형식의 디자인 프로젝트 계약을 맺었으며, 이탈리아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삼성의 IT 제품이나 생활가전 등 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게 될 프리미엄 제품 디자인 작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크리스 뱅글과 계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명성을 홍보 등에 활용하는 것을 지극히 꺼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삼성전자와의 정확한 계약 조건, 작업 내용 등은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피터 슈라이어, 발터 드 실바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인 크리스 뱅글은 1992년부터 2009년까지 BMW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지낸 전설적인 인물로, 보수적인 BMW의 디자인을 과감하고 파격적인 스타일로 변신시켰으며 7시리즈의 트렁크 부분이 '뱅글의 엉덩이'로 조롱받다가 대중의 선풍적 인기를 얻어 대성공하면서 진가를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디자인 고급화 선언 이후 해외 초일류 디자이너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디자인계의 이단아'로 불리면서 독특한 화법과 선이 강한 디자인으로 찬사와 혹평을 함께 받다가 2009년 돌연 가전 및 가구 디자인을 하고 싶다며 BMW를 떠난 크리스 뱅글과의 계약을 추진해왔다는 후문이다.

그가 세계 유명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디자인 총괄이 거의 유럽계인 반면 그는 패서디나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드문 미국인이라는 점도 미국에서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여야 하는 삼성전자가 영입에 공을 들인 요소로 평가된다.

keykey@yna.co.kr (끝)

기사전송 2011-07-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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