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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디자인만 있고 시민 없는 DDP-上> 편의시설 태부족에 세금먹는 하마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 조감도. 공사비 4228억원이 투입되며 2012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서울시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의 롤모델이다.

서울시는 이들 건물이 각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건물 자체가 디자인적인 우수성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DDP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도시를 내걸고 4228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건설 중인 DDP가 시민이나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조형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DDP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2회에 걸쳐 점검한다.

13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따르면 DDP 건립비용은 100% 서울시 예산이다. 공정률 50%를 보이고 있는 DDP의 총 공사비는 4228억원이다.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에 600억원, 남산르네상스 사업에 1800억원 등이 투입된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다.

김용석 서울시의원은 최근 시정질문에서 "지난해 서울시 부채가 사상 최대인 2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적하며 "서울시가 선심·전시성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세출예산은 과도하게 편성했다"고 꼬집었다.

DDP에는 막대한 공사비가 투입됐지만 그에 걸맞은 많은 관광객이 몰릴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9년 개관한 DDP홍보관에는 33억6000만원의 홍보비가 투입됐지만 평균 하루 방문객은 110여명밖에 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DDP의 일부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개장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중에서 디자인플라자는 공사중이지만 공원(파크)은 미리 공개한 것이다.

이 공원은 서울성곽과 이간수문, 유구 등을 복원해 놓는 등 대규모(3만7398㎡)로 조성됐지만 아직까지 자발적으로 찾는 이는 드물고 줄지어 설명듣는 기관 투어관광객들만 주로 방문하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평일 1200~1300명, 주말 2200~2400명 정도 찾고 있다"며 "인근에 있는 카페도 우리 시설이기 때문에 카페 이용객 수까지 모두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문객들은 무엇보다 부족한 편의시설을 문제점으로 들고 있다. 햇볕을 가려주는 가림막 하나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관계자는 "현재 나무들이 갓 심어져 있어서 나무그늘을 만들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 자라면서 저절로 나무그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 동대문운동장 기념관, 유구전시관, 디자인갤러리, 이벤트홀 등 각 관에 화장실이 있다는 설명이지만 야외 관광객을 위한 개방된 화장실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음수대도 2개밖에 없었으며 앉아 쉴 공간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관계자는 나무가 심겨진 화단턱을 가리키며 "여기도 디자인적으로 고안돼 사실은 관광객들이 앉아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는 지하 3층 지상4층 연면적 총 8만5320㎡의 컨벤션·문화·휴식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내년 7월말 완공 예정이다.

기사입력 2011-07-13 15:30  | 기사수정 2011-07-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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