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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강남 길에 ‘디자인-개성’ 입힌다

■ ‘특색없이 값비싼 동네’ 탈바꿈 프로젝트

서울 강남구가 쇼핑 천국으로 불리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옷가게가 들어서고 있는 압구정동 쇼핑거리. 강남구 제공
 비싼 임플란트 대신 세이프란트 하 라식 추가비용 없이 79만원? 진짜?서울 강남구 청담역 사거리에서 갤러리아백화점 사거리로 이어지는 1.3km 길이의 길은 서울시에서 대표적인 ‘명품거리’로 꼽힌다. 하지만 소수 상류층을 겨냥한 고가의 명품가게가 즐비한 탓에 유동인구는 많지 않은 편이다.

1990년대만 해도 강남의 유명거리 곳곳은 디자인과 패션의 1번지로 불리며 많은 사람을 끌어 모았다. 그러다 상가 임대료가 오르자 상인들은 대학가나 강북 쪽으로 둥지를 옮겨 갔다. 그 빈공간은 술집과 음식점이 채워 나갔다. 반면 동대문과 명동, 이태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꼭 한 번은 들르는 쇼핑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한때 ‘쇼핑의 천국’으로 불렸던 강남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강남구는 이곳 상인들과 힘을 모아 ‘길’ 변신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 외국인 쇼핑객을 잡아라

강남구는 우선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청담동 명품거리로 유인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그동안은 외국인들이 강남에서 성형수술을 받고 쇼핑은 강북에서 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 강남 쇼핑 명소에는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롄(銀聯)카드’ 가맹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강남 쇼핑 명소에 대한 홍보 자체가 안 돼 있는 것도 문제였다.

강남구는 우선 압구정동에 몰려있는 성형외과에 청담동 명품매장의 홍보물을 비치할 계획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의료관광을 온 외국인들의 주머니를 강남에서 열게 만들기 위해 홍보를 더 강화하고 인롄카드 결제 단말기도 확대 보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명품거리에 있는 가로수 137그루에 2200여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조형 장식물을 달아 ‘빛의 거리’로 꾸미기로 했다. 중국 일본 등 외국 관광객을 위해 명품거리에 있는 유명 연예기획사와 함께 한류 이벤트를 개최해 문화거리로서의 즐거움도 선사할 예정이다.
압구정 로데오거리에는 10m 높이의 미디어게이트를 설치하고 미디어가로등도 22개를 세운다. 강남구는 관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강남의 명소를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방침이다. 이 밖에도 기존 41번 마을버스 노선을 변경해 강남전용 투어버스로 만들 예정이다. 이 버스를 타면 코엑스에서 청담동 명품거리, 로데오거리, 가로수길까지 한 번에 들를 수 있다.

○ 거리 특색 살리기 고심 중

건물 임대료가 오르는 신사동 가로수길은 독특한 거리문화의 틀을 유지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이달 중 디자인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한다. 가로수길이 명성을 얻은 것은 소규모 디자인 가게들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임대료가 오르면서 작은 점포들이 설 자리를 잃고 대신 대형 커피체인점 등이 들어서면서 고유의 색이 옅어져 갔다. 지금은 술집과 식당만 들어찬 압구정동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남구는 코엑스 주변 거리도 전시와 컨벤션 특구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한국전력 본사 터에는 회의시설과 숙박시설을 짓고 대규모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지역 상인들과 여러 차례 논의 끝에 강남거리를 새롭게 꾸밀 방안들을 만들고 하나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며 “불법 광고물을 정비하고 지역별로 홍보 홈페이지를 구축해 상권을 다시 되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기사입력 2011-07-15 03:00:00 기사수정 2011-07-15 03:00:00 |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