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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간안내]자연으로 세상을 지은 일본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후루야마 마사오 지음|김미리 옮김|마로니에북스|96쪽|1만2000원

일본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1941~)의 작품 세계를 조망한 책이다. '록코 집합주택' '나무의 전당' 같은 대표작을 중심으로 그의 인생과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오사카에서 태어난 안도 다다오는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62부터 1969년까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독학으로 건축을 배웠다. 한때 프로복싱 선수를 하기도 했던 그는 어린 시절 동네 목공소에서 엄격한 장인 정신을 익혔다고 한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잘 알려져 있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자연에 녹아드는 조화가 두드러진다. 빛과 바람의 방향, 땅의 형세, 비가 내리는 형태, 빗물이 흐르는 방향, 이웃집의 벽, 옆 건물이 지어진 시기, 사람의 유입 등을 고려하면서 토지가 지닌 잠재적인 힘을 끌어낸다.

대표작의 하나인 '빛의 교회'(1987~1989)는 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준다. 오사카 이바라키에 지어진 이 건물에 대해 교토 공예섬유대학 교수인 저자는 "빛의 교회는 구체적인 자연과 추상화된 자연이라는 두 가지를 함께 표현하는 곳이다. 직선적인 빛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촉각에 호소하는 자연 소재를 어둠 속에 남겼다"고 말한다. 근대 건축계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세계와 비교하며 읽으면 무척 흥미로울 책이다.

신용관 기자 qq@chosun.com

기사입력 : 2010.11.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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