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패션

[신 맞춤패션] 다시뜨는 ‘맞춤미학’

[신 맞춤패션] 다시뜨는 ‘맞춤미학’
가격 착해지고 맵시나고…나도 맞춰 입어볼까
 

맞춤양복·맞춤셔츠·맞춤구두 등 맞춤의 미학이 다시 뜨고 있다. 기성제품의 홍수 속에 한 땀 한 땀 빚은 맞춤 제품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공장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내는 기성복이 패션과 유행에는 더 빠르게 적응할지 몰라도 장인(匠人)의 혼이 깃든 맞춤양복의 품격에는 미치지 못한다. 착용감이 좋을 뿐 아니라 나만의 개성도 찾을 수 있고 가격도 기성제품보다 비싸지 않아 ‘일석삼조’인 셈이다.

◆맞춤양복 전성시대(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반)

이때 맞춤양복은 귀한 대접을 받았다. 일반 가정의 청년은 결혼을 할 때라야 겨우 양복 한 벌 얻어 입을 수 있었다. 서민층 가장들도 아들`딸 결혼시키면서 양복지 한 감을 받으면 크게 만족하던 시대였다.

광복 후 양복을 입은 사람을 흔히 ‘마카오 신사’라고 불렀는데 이는 국산품이 전무한 상태에서 마카오 등지에서 수입된 영국제 양복지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이런 외제에 맞서 1960년대 후반, 국산 양복지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서 맞춤양복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디자인 외에 재단과 재봉 기술도 눈부시게 발전해 패션쇼와 남성모델도 등장했다.

◆맞춤양복

새로 직장에 입사한 이성원(28) 씨는 요즘 양복 때문에 고민이 많다. 대학시절부터 힙합패션이나 청바지만 입고 다니다가 구두에 정장을 입고 출퇴근하려니 불편하기가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요즘 계절에는 춘추복을 구매해야 되는데 기성복 브랜드를 입어봐도 몸에 잘 맞지도 않고 마음에도 들지 않아서 어떤 정장을 사야할지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내 몸에 꼭 맞는 ‘맞춤정장’은 남자들의 로망이다. 면접이나 결혼식, 졸업식 등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 보다 특별한 코디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맞춤’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고가’(高價)의 이미지 때문에 망설이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맞춤양복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 가격은 보통 20만~30만원대, 고급의 경우 40만~50만원대이며 제작 기간은 1주일 정도이다.

맞춤양복은 같은 키에 같은 몸무게라 할지라도 각기 다른 허리둘레, 팔 길이, 엉덩이 크기 등을 정확히 재단하기에 그야말로 스타일과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여기에 치수를 재고 가봉, 재단을 거쳐 완성되는 양복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오직 나만의 정장이 된다.

맞춤양복은 자기 체형에 맞춰 입는 게 중요하다. 재킷을 입었을 때 소매길이는 셔츠 소매가 1.5㎝ 정도 나오는 것이 적당하다. 이때 어깨와 겨드랑이 둘레(암홀) 부분에 주름이 없어야 옷맵시가 난다. 어깨선부터 소매 아랫부분까지 부드럽게 이어져야 한다. 양복주머니 선도 직선이 아닌 이탈리아 나폴리의 배 모양 형상이며 상의 깃(교차점)도 올라가는 추세다. 바지 길이가 짧아지고 있으며 접단(바지 끝 접는 단)의 폭은 커지고 있다.

◆반맞춤양복

기존의 명품 맞춤양복에 뒤지지 않는 옷태와 디테일을 기반으로 한 디오벨리, 루쏘소 등의 ‘반맞춤양복’도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반맞춤양복은 완전맞춤과 개념이 약간 다르다. 신체 치수를 재는 것은 똑같지만 여러 사이즈의 양복 샘플 중 적당한 것을 골라 입힌 뒤 어깨·배·가슴둘레 등 크기에 따라 맞춰주는 것이다. 가격은 원단 소재에 따라 다르지만 28만~120만원까지 다양하다.

루쏘소 대구점 이교성 대표는 “소비자들이 직접 다양한 원단 샘플을 보고 고를 수 있으며 유행하는 스타일을 손님이 요구하는 대로 만들어 준다”며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층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수`박신양`김승우 등 남자 연예인들의 맞춤정장 협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예복을 맞추러 온 오민석(36·직장인) 씨는 “팔길이`소매 등 체형에 맞을 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2011년 05월 12일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