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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英디자인그룹 다비셔 대표 "디자인은 소비자와의 소통이죠"

삼성ㆍLG 제품 디자인  

"기업 철학이 임직원들과의 소통이라면 디자인 철학은 소비자와의 소통이다."

마틴 다비셔 탠저린 대표는 "디자인은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다가가는 첩경"이라고 소개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탠저린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디자인 전략 컨설팅 그룹. 아이팟ㆍ아이폰ㆍ아이패드를 디자인한 조너선 아이브도 탠저린의 초창기 멤버 출신이다.

한국 기업과도 인연이 깊다. LG전자의 에어컨과 휴대전화, 삼성전자의 전자레인지 등을 디자인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탠저린은 디자인하는 제품을 통해 제조기업과 소비자들의 소통 거리를 좁히는 안내자인 셈이다.

다비셔 대표는 디자인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새로움과 실용성을 잘 융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비셔 대표는 "어떤 제품이든 첫눈에 볼 때 `이것은 여느 제품과 다르다`라는 호기심이 들어야 차별성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점차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이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실용성도 겸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사랑과 마찬가지다. 처음 호감이 가는 제품을 사용하면서 더욱 깊은 신뢰가 쌓이는 것"이라며 "이 과정들은 당신(사용자)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당신을 이끌게 된다"고 덧붙였다.

즉 `쓰이지 않으면서 쓰인다`는 불용지용(不用之用)이 디자인의 실체라는 뜻이다.

디자인 컨설팅에 대해 마틴 다비셔 대표는 "기업에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디자인은 제품이나 기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표를 붙이는 것"이라며 "제품이라면 한눈에 `나는 이런 제품`이라는 소개가 되고 기업이라면 `패밀리룩`을 통해 제품들의 통일성을 부여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예로 다비셔 대표는 자신이 대표로 있으면서 가장 `성공적인` 디자인이라고 자부하는 영국항공을 사례로 들었다.

영국항공은 2000년대 사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마주 보는 비즈니스석`이라는 획기적인 디자인을 통해 이용객들의 수요를 늘려 튼튼한 사업구조를 갖게 됐다.

대부분 항공사들은 비즈니스 클래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영국항공도 마찬가지였다.

변화를 줘 수익을 더욱 높이기 위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디자인을 추구하게 됐고 `사람의 상체는 차지하는 공간이 크고 하체는 작다`는 것에서 착안해 좌석을 S자로 엇갈리게 만든 것. 탠저린은 이에 대한 특허도 가지고 있다.

다비셔 대표는 "서비스도 제품의 일부"라며 "서비스 디자인은 이용자들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과 같은 뜻으로 결국 소비자들의 감정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찾은 계기가 된 신도리코와의 디자인 제휴에 대해서도 마틴 다비셔 대표는 `사용자의 니즈(필요성)에 다가가려는 노력`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 냈다고 자평했다.

그는 "신도리코의 A4복합기 `M400 시리즈`가 가진 A3 원고까지 원버튼 터치로 자동스캔이 가능한 기술을 그대로 설명할 수 있는 디자인을 제품에 입혔다"며 "작지만 더 큰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기에 기존의 크고 투박한 디자인보다는 흑백의 조화, 곡면 설계 등으로 간결한 모습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김명환 기자]

기사입력 2011.05.10 20:25:04 | 최종수정 2011.05.10 20: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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