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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여수 엑스포 D-1년] 친환경 건축·그린에너지 공원… 곳곳에 배어 있는 '녹색 실천'

여수엑스포 '그린박람회'
스카이타워 폐기물을 개조 그린박람회의 녹색 상징물
에너지파크 신재생에너지 체험놀이시설 '바람페달'

2012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아 해상 섬에 세워진 주제관을 관람한 뒤 다리(여니교)를 건너오거나, 기업관을 둘러보고 나온 관람객들은 박람회장 북쪽 부두(방파제)에서 엑스포장으로 들어오는 '시(sea)게이트' 쪽에서 들려오는 장중한 음악소리를 듣는다. 민요 '아리랑'이다. 높이 60m에 달하는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에서 흘러나온 색다른 선율에 이끌려 관람객들은 해안산책로를 따라 여수엑스포의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스카이타워'로 모여든다.

'스카이타워'는 과거 시멘트 저장고로서 임무를 다한 뒤 버려진 폐(廢)사일로를 개조한 건축물이다. 박람회장 부지에는 당초 높이 55m의 폐사일로 2기가 방치돼 있었다. 철거되면 대규모 산업쓰레기가 발생할 처지였다. 이 사일로가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환경친화적 녹색성장의 상징물로 재탄생한다.

사일로 외부에는 초대형 하프 모양을 한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다. 단순한 모형이 아니라 실제 소리를 내는 악기다. 음악 연주는 물론, 뱃고동 소리도 낼 수 있고 관람객이 직접 스마트폰을 이용해 연주할 수도 있다.

사일로 1기의 내부에서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에 대비한 미래 수자원 활용기술을 보여준다.

손동월 조직위(전시2과) 사무관은 "폐사일로를 철거하지 않고 작품으로 살려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린박람회'의 상징적 공간"이라며 "사일로 안에는 첨단 해수담수화시설을 설치, 생산된 물을 관람객들에게 마실 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5m 높이에 만들어질 전망대는 박람회장 전경과 여수시내, 오동도와 돌산도 등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을 제공하게 된다.

'사일로 재활용 현상공모'에서 이런 내용의 당선작 '파도소리'를 출품한 홍승표(한경대) 교수는 "아파트 30층 높이의 '파도소리'가 제작되면 세상에서 가장 큰 파이프오르간으로 기네스북에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1 '그린박람회'로 치러지는 여수세계박람회를 상징하는 대표적 공간이 한국관(조감도)이다. 한국관은 건물 설계에서 시공, 운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적용된‘친환경 실천’으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태양광₩태양열₩풍력₩해수열 등 다양 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 전시관 운영에 사용한다.2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가장 극적인 변신을 이루게 되는 '스카이타워'. 과거 시멘트 저장고로 사용되다 방치돼 있던 사일로 2기를 개조해 만든 것으로, '그린박람회'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꼽힌다. 3 여수엑스포 에너지파크 안에 들어설 신재생에너지 체험공원의 '바람페달'. 에너지파크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체험할 수 있는 놀이시설이 선보인다.

◆그린박람회 상징 공간 한국관

여수엑스포는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지구온난화 등 인류에게 닥친 환경문제를 '화두'로 삼고 있다.

여수엑스포는 이런 주제의 구현 뿐 아니라, 엑스포 성공을 위한 전략으로 '친환경(그린)박람회'를 선택했다.

'스카이타워'와 함께 그린박람회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공간은 한국관. 박람회장 정문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한국관은 이미 3층 높이의 철골조 골격이 완성돼 독특한 외형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관은 태극 문양을 형상화한 아름다운 외관과 한국의 해양 역사와 역량을 펼쳐보일 다채로운 콘텐츠 외에 또 다른 매력으로 관람객들의 관심과 인기를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로 건축과 전시관 운영 전반에 걸쳐 곳곳에 녹아 있는 '친환경 마인드'다.

한국관은 건축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절감형 설계를 적용했다. 자연채광과 환기시스템을 갖췄고, 단열기능도 강화했다. LED 조명 등 에너지고효율 기자재와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했다. 빗물 이용시설도 설치했다.

한국관은 또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을 갖춘다. 전력은 태양광과 연료전지, 풍력발전을 통해 자급한다. 또 급탕은 태양열로, 냉난방은 해수열히트펌프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한다.

조직위 이기봉 사무관은 "한국관은 설계와 시공, 운영 등 전 분야에 걸쳐 '친환경 기준'을 적용한 '녹색 전시관'으로, 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를 상징하는 핵심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 모든 영역 '녹색실천'

'그린엑스포'가 적용되는 곳은 '스카이타워'와 한국관뿐만 아니다. 박람회장의 건축물 대부분은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태양광·풍력·조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일부 운영 동력으로 사용한다. 박람회 장비와 소모품도 모두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사용,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

박람회장 옆에는 '에너지파크'를 조성, 풍력·조력·조류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의 시험대로 활용한다. 에너지파크 4만6000여㎡ 부지에 2MW 용량의 태양광발전단지를 만든다.

나한균 조직위(환경에너지과) 사무관은 "에너지파크에는 '바람페달' '에너지오케스트라' '물대포' '에너지미로' 등 신재생에너지 체험놀이시설을 설치하고, 전기차 등 미래형 친환경 교통수단 탑승체험장도 운영한다"고 말했다.

박람회 조직위는 또 박람회 운영인력 모두가 지켜야 할 환경매뉴얼을 개발해 그린박람회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실천하도록 한다. 저탄소 친환경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 '녹색 관람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박람회장 앞바다인 오동도 방파제를 따라 '바다숲'을 조성, 해양생태계를 회복하는 프로그램도 가동된다. 육상 오염원을 차단하고 해양쓰레기를 제거, 수질 개선과 연안의 재생을 시도한다.

남궁현 조직위(환경에너지과) 주무관은 "여수엑스포는 환경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다"며 "박람회 준비부터 운영·사후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녹색 실천'의 모범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shkim@chosun.com
기사입력 : 2011.05.05 14:36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