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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컬러 대신 화이트…올해 산업 디자인은 `내추럴`

밀라노 가구박람회 개막…유료 입장객만 30여만명
현란ㆍ강렬한 디자인 퇴색…조명은 LED 채택 크게 늘어

세계 가구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밀라노 국제가구전시회가 12일(현지시간) 개막됐다. 사진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마르코 피바가 출품한 자쿠지 텁. /AP연합뉴스 
 
원색의 강렬함과 광택의 현란함은 잦아들었다. 대신 은근한 절제미와 자연스러움이 부상했다. 12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밀라노 가구박람회 얘기다.

세계 최대 가구전시회인 밀라노 가구박람회가 이날 개막해 17일까지 열린다. 21만㎡의 전시장 '피에라 밀라노'에 부스를 차린 유럽의 정상급 가구 업체 2775개가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30여만명의 바이어,가구 · 건축 관계자들과 만났다. 전문가들은 '컬러 시대'가 주춤하고 화이트가 귀환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매년 4월 중순엔 밀라노 일대 호텔 숙박료가 대부분 두 배 이상 뛴다. 세계 각국의 디자인 관계자들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맞춰 이곳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한 주간 센트로,토르토나,포르타 로마나 등 밀라노 시내 곳곳에서 각종 상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디자인 전시회가 열린다. 참여 인원만 60여만명.한국에서도 삼성전자를 포함한 수십여개 기업 관계자가 이곳을 찾았다. 밀라노 가구박람회는 이들 전시회 중에서도 정점에 있다. 유료 입장객만 30여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가구전시회다. 박람회 입구에 있는 NH호텔은 평소 60유로 수준이던 하루 숙박료가 500유로까지 치솟는다. 밀라노 최대 일간지인 코리에레 델라세라는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통해 창출되는 경제효과가 연간 4억5000만유로(7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2~3년간 가구메이커들의 관심은 온통 '컬러'였다. 컬러 자체가 성패를 쥐락펴락했기 때문이다. 통념을 깬 다양한 색상이 도입되고 원색 사용이 늘면서 시각적 효과가 극대화됐다. 하지만 올해는 색상의 힘을 뺀 가구들이 부스를 채웠다. 백색의 소파와 테이블,침대 프레임이 대거 등장했고 자연의 색인 녹색이 돋보였다. 원색이 잦아드는 가운데서도 붉은 색은 포인트 컬러로 여전한 영향력을 보여줬다. 변화에 느린 클래식 가구들도 백색 열풍에 동참했다. 이탈리아 가구업체 프랜시스코 콜론의 로베르토 몰론 대표는 "정통 클래식 가구 중에서도 오크 색상 대신 백색 등 밝은 톤의 색상이 유난히 늘었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열린 조명전시회에서는 소재의 변화가 확연했다. 우선 LED(발광다이오드) 채택이 크게 증가했다. 밀라노 최대 조명업체인 아르테미데는 올해 전시 제품의 절반 이상을 LED로 채웠다. 파트리치아 볼파토도 올해 처음으로 LED 제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밀라노=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입력: 2011-04-13 17:44 / 수정: 2011-04-14 03:10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