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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클라우드 시장 놓고 양보 없는 ‘브라우저 전쟁’

‘익스플로러 9’ ‘크롬 10’ 출시 이어 22일 ‘파이어폭스4’ 합류

브라우저 시장의 선두주자 격인 MS는 지난달 15일 ‘인터넷 익스플로러 9(IE9)’을 출시했다. 출시 첫날에만 세계에서 240만 회의 내려받기가 이뤄졌다. 국내에서도 시장에 선보인 지 닷새 만에 50만 번, 2주 만에 60만 번의 내려받기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론 이전 버전인 IE8 때와 비슷하지만 IE9이 국내 운영체제(OS) 시장의 30~35%를 차지하고 있는 윈도7이나 윈도 비스타에만 적용 가능한 걸 고려하면 월등한 성과다.

IE9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작에 비해 인터넷 접속과 동영상 재생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IE8보다 소프트웨어 구동 속도가 12배가량 빨라진 덕택이다. 보안 기능도 강화했다. 개인 정보를 사용자 동의 없이 다른 웹 사이트와 공유하는 사이트에는 접속이 자동으로 차단된다. 이는 불법적으로 수집된 개인 정보가 해킹 등 범죄에 이용되는 것을 막아준다. 그러나 일부 웹 사이트에 접속할 때 먹통이 되는 현상은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안 프로그램인 ‘액티브 엑스(ActiveX)’ 가운데 일부가 IE9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MS 측은 “유사한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면 업데이트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IE9에 대항이라도 하듯 구글은 지난달 8일 ‘크롬 10’을 출시했고, 모질라는 뒤이어 22일 ‘파이어폭스4’를 시장에 내놨다. 파이어폭스4는 출시 첫날 전 세계적으로 710만 번 내려받기가 이뤄진 데 이어 둘째 날 875만 번을 기록하는 등 초반 성적에서 IE9을 압도했다.

세계 시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선 IE가 독주하는 모습니다. 지난 2월 현재 IE 버전 6·7·8의 국내 점유율은 94%에 달한다. 반면 크롬은 3%, 파이어폭스는 2%에 불과하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액티브X를 대체하는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IE의 위상이 흔들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웹 사이트가 MS 전용 보안 기능인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 이용자들은 IE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었는데, 방통위 정책이 현실화되면 이러한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MS 측은 “MS 역시 액티브X 기술을 적용하는 걸 지양하고 있다”며 “하지만 액티브X를 중요한 기술로 사용 중인 국내 실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어느 날 갑자기 액티브X를 못 쓰도록 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천천히 사라지는 수순을 밟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허진 기자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인터넷상의 서버를 통해 데이터 저장공간·네트워크·콘텐트를 사용할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 개개인의 PC에 소프트웨어 등을 저장하고 사용하는 대신 인터넷상의 서버에 담긴 각종 콘텐트나 애플리케이션을 PC·모바일 등 인터넷 접속 기기에 상관없이 필요할 때마다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1.04.05 00:06 / 수정 2011.04.05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