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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드림웍스, 삼성과 손잡고 완벽한 3D 애니메이션 구현

-삼성전자와 제휴..상호 기술 지도 및 전수 '피드백'
-1500명 직원들이 애니메이션 기획부터 제작까지 분업

(미국·로스엔젤레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미국 로스엔젤레스 남서부에 위치한 글렌데일. 겉에서 보기에는 과거 지방 유력가의 별장이었을 것 같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DREAM WORKS’라는 팻말이 없다면 이게 과연 세계 3D 애니메이션을 선도하는 회사의 건물인가 싶을 정도다.

내부 역시 정원과 큰 호수를 중앙으로 2, 3층 규모의 낮은 건물들이 깔려있다. 최첨단 실리콘밸리 같은 미래지향적인 건물을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2009년 ‘몬스터vs에일리언’을 시작으로 ‘슈렉 포에버’, 드래곤 길들이기‘에 이르기까지 주요 3D 애니메이션을 전세계 관객들에게 선사한 드림웍스의 건물이라기엔 너무 ‘자연친화적’이랄까?

이 회사 기술 책임자인 케이트 스완버그는 “직원들이 가장 편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업무를 즐길 수 있도록 사옥 준공부터 직접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유로운 환경, 임직원 창의성 높여

실제로 이곳 글렌데일 사무소를 돌아다니며 마주친 직원들은 관광객처럼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사무실 곳곳에는 탁구 등을 비롯한 간단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배치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개인 사무실은 각 직원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과 그림 등으로 꾸며졌다. 마치 10대 소녀의 방과도 같은 느낌이다.


창조적인 업무를 진행하는 곳인 만큼 직원들의 자율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더욱 개선된 아이디어와 성과를 거두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일하기 가장 좋은 직장 100위 가운데 6위에 오른 데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

◇ ‘쿵푸팬더 2’ 3D 영상 외부 첫 공개

멀티플렉스 극장의 가장 작은 영화관과 크기가 비슷한 영상감상실. 드림웍스는 이곳에서 회사 내부 직원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오는 2분기 중 개봉하는 ‘쿵푸팬더 2’ 3D 버전 영상의 일부를 공개했다. 기존 쿵푸팬더의 캐릭터들에 입체감을 더하면서 그 영상효과가 더욱 커졌다. 전작이 갖고 있던 코믹한 스토리도 고스란히 담았다.

올리비에 스타필러스 애니메이션 최고 책임자는 “3D 영상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데만 3~5년이 소요된다”며 “움직임과 표정, 소리까지 기존의 영상에서 모티브를 따와 다시 3D로 표현하는 것은 창초의 과정”이라고 전했다.

영상이 끝나자 예정에 없던 인사가 찾아왔다. 이 회사의 CEO인 제프리 카젠버그.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삼성전자와 드림웍스의 협력관계’를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 카젠버그 CEO “삼성과 제휴 환상적.. 상호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

카젠버그는 “드림웍스와 삼성전자는 18개월 동안 훌륭한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며 “상호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전수했으며 삼성전자의 우수한 홈 디스플레이 기술을 응용해 드림웍스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삼성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훌륭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제작진들이 매일매일 완성한 작품 등을 모니터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곳 스튜디오에서는 모든 영상 디스플레이를 삼성전자 제품으로 구성했다. 스완버그 기술책임자는 “삼성전자의 최첨단 기술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가정 내 DVD 제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44개의 카메라를 활용해 마치 실사 속의 세트처럼 촬영장을 꾸미고 메인 센서의 움직임에 따라 시점을 변환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드래곤 길들이기’에 나오는 원형 전투장 역시 이같은 세트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다양한 시점 변화를 시도할 수 있어 다양한 원근법을 간편히 담아낼 수 있는 것 역시 이 기술의 장점이다.

◇ 독자적 3D 제작 기술... 2D 영상 변환작업도 병행

한편 이곳 스튜디오에서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슈렉 시리즈 전편을 3D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웬디 로저 특수효과 수석 담당은 “단순한 3D 전환을 시도했던데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며 “ 때문에 컷 하나하나를 수동으로 전환해 화면이 흔들리거나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으며 이는 3D 영상을 만드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그간 드림웍스는 일반 취재진의 취재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아왔다. 취재로 인해 업무가 중단되고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방문에서 드림웍스는 처음으로 외부에 ‘쿵푸팬더 2’ 3D 영상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취재지원에 나섰다. CEO인 카젠버그와의 면담 기회도 주어졌다.

이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최대 영화시장으로 한국이 부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1년반 동안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신뢰 역시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아주경제 / 등록 2011-01-13 07:00수정 2011-01-13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