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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지경부 "中企 디자인 융합 낙후..더 신경써야"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지식경제부는 최근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기술의 융합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기술개발 단계부터 디자인을 고려하는 업체는 26개사에 불과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가운데 15개 기업은 이런 초기 단계 융합으로 성과를 얻었다고 답했고, 10개 업체는 앞으로 성과가 예상된다고 했다고 지경부는 전했다. 1개사만 성과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세부 성과로는 매출 증가가 46.1%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제품 품질 향상(16.9%), 시장점유율 향상(15.7%), 인지도 향상(14.6%), 수익률 향상(6.7%) 순의 응답 비율을 보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제품의 기획단계부터 개발, 시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 융합돼야 한다"면서 "대기업은 이미 그런 융합에 앞서 있지만 중소기업은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는 혁신적 디자인을 통해 음식물처리기와 가습기를 주방 인테리어와 실내 장식품처럼 보이게 만들거나 주얼리를 삽입한 명품 디자인의 USB를 만들어 이탈리아 등지로 수출한 것을 일부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성공 융합사례로 적시했다.

또 고급 무기안료를 첨가한 레미콘으로 보도블록과 컬러 콘크리트를 시공한 중소기업의 사례도 들었다.

uni@yna.co.kr

| 기사입력 2011-01-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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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경쟁력이다”…디자인으로 성공한 중소기업들
홍인표 선임기자입력 : 2011-01-06 15:21:36ㅣ수정 : 2011-01-06 16:55:24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 제조업체인 루펜리. 2003년 창업한 이 회사는 연구소 직원 7명을 합쳐 직원이 35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루펜리는 기존의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와 가습기가 지나치게 기능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반면 사용하는 가정주부들이 보기에 모양새가 신통찮다는 데 주목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똑같은 기능을 가진 제품이라면 디자인이 예쁜 제품이 더 잘 팔릴 것이라는 아이디어에 따라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는 제품 특성상 디자인 개발에 한계가 있는 만큼 주부들이 좋아할 만한 색상 개발에 중점을 두었다. 반면 가습기는 물방울이라는 개념을 그림으로 나타내 가습기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먼저 디자인을 생각하고 거기에 맞춰 기술을 개발하는 데 회사 역량을 집중해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은 2008년 현재 350억원을 올렸다.

포럼에 초대합니다지식경제부는 6일 이처럼 디자인과 기술을 융합해 성공을 거둔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디자인이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기업의 성공을 이끄는 핵심적인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게 지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더욱이 디자인 투자는 투자효과가 14.4배로 연구개발(R&D)투자(5배)보다 투자효과가 3배 가까이 높다. 최근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로베트로 베르간티도 “한국은 기술 R&D보다 디자인 혁신에 역점을 두라”고 주문한 바 있다.

동운인터내셔널은 스와보르스키 보석을 넣은 명품 디자인의 USB를 만들어 이탈리아, 러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시장에 수출을 늘리고 있다. 87년 창업한 이 회사는 본사 직원이 30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2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IT 제품인 USB에 명품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장식하고 18K금, 백금 도금을 입히면서 고급 보석 디자인을 적용해 품격높은 USB를 만들었다. USB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고, 일상생활에는 필수적이지만 외관이 단순한 데 착안했다. 기능적인 USB를 좀 더 예쁘고 고급스럽게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명품 USB를 낳은 것이다.

회사측은 명품 USB 생산으로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모스크바 세계일류 한국우수상품전에 출품 당시 러시아 주요 바이어들과 300만달러에 이르는 상담을 이룬 것을 비롯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공업체인 우신피그먼트는 친환경 디자인으로 고급 무기안료를 넣은 레미콘을 사용해 보도블록 디자인과 컬러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있다. 1977년 창업했고 직원은 30여명이지만 연구개발실에 색채 전문가(컬러리스트) 1명이 상주하고 있다. 제품 특성상 색상 디자이너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디자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 독일 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도움을 받고 있다. 독일 안료회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우리나라에 색상 콘크리트 제품 확산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회사 측은 기술의 마무리는 디자인이라는 원칙 아래 디자인을 최종의 마감재로 여기면서 꾸준한 색상 개발과 친환경 디자인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 리움 미술관, 파주 헤이리 단지 유명 예술인의 집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시공을 한 바 있다. 해마다 매출이 늘고 있고 지난해 매출은 408억원이었다.

박종원 지경부 디자인브랜드과 과장은 “최근 중소기업 300개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디자인과 기술을 융합한 성과로 46%가 매출증가를 꼽았다”며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제품의 기획단계부터 개발, 시제품 생산까지 디자인이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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