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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사람들

[디자인이 기술이다] 기술에 가치를 더하는 기술, 디자인에 투자해야

[디자인이 기술이다][디자인 칼럼] 기술에 가치를 더하는 기술, 디자인에 투자해야

김현태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기술이란 어떠한 의미를 가져왔는가? 아주 먼 과거에는 종족간의 싸움에서 승리를 위한 기술이 석기에서 청동기로, 청동기에서 철기로의 발전을 가져왔고 산업혁명 이후에는 전쟁을 위한 기술에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의 발전이 더해졌다.

하지만 아주 특수한 기술 외에 인류의 일상에 관련된 기술의 경우, 종족의 큰 틀인 국가간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는 것이 글로벌 시대인 현재의 현실이다. 경제의 패러다임이 과거 '생산자와 기능 중심'에서 '사용자와 감성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이를 중시하는 디자인은 기업 및 국가경쟁력의 핵심 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기술과 자원의 평준화에 직면한 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담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부가가치 창출의 원동력이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난 20세기까지 우리가 기술개발을 통해 기술의 수준을 높이는 데 애써 왔다면 이제는 기술에 경제와 예술, 인간적인 감성을 더해야 세계 최고 수준의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지금 혁신을 주도하는 애플사는 '언제나 기술(Technology)과 인문학(Liberal Arts)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고 말한다. 기술에 감성을 더해야 마음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고객들은 기꺼이 웃돈을 지불하고서라도 감동을 주는 상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디자인은 기술과 접목하여 시장과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기술의 상용화'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창의성'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고 '혁신'이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것이라 한다면 '디자인'은 창의성과 혁신을 연결해주는 가교다. 디자인을 통해 비로소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고객들을 위한 매력적인 제안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에 감성을 입히는 디자인에 투자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제 무대에 살아남는 첩경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그 동안 기술개발에 대한 과감하고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하여 성장잠재력을 갖춘 중소 벤처기업들이 적지 않지만 이들이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서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 바로 디자인이다. 이런 기업들이 이미 개발된 기술에다 디자인을 접목하게 되는 순간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기업이 될 것이다. 이제는 기술에 가치를 더하는 디자인에 투자함으로써 우리 중소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되기를 기대한다.

입력 : 2010.12.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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