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영상

한국 미디어아트 10년 발자취 조명

아트센터 나비 ‘이것이… ’展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서린동 SK본사 4층에 있는 미디어아트 전문 미술관이다. 미술관이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흰 벽면의 사각 공간인 ‘화이트 큐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미디어아트의 특성상 모니터와 프로젝터 등이 주로 설치돼 있어 도서관이나 자료실 느낌이 강하다. 미술계에서도 아는 사람만 알 정도로 아직은 대중화가 덜 됐지만 미디어아트에 관심 있는 국내외 관계자들 사이에선 꼭 가 봐야 하는 명소로 꼽힌다.

▲ 계단식으로 꾸며진 방에서 영상물을 보고 있는 관람객들. 

아트센터 나비가 개관 10년을 맞아 ‘이것이 미디어아트다!’전을 열고 있다. 2000년 워커힐미술관을 이어받아 문을 연 아트센터 나비는 당시로선 국내 미술계에 생소했던 미디어아트에 관심을 갖고 전시와 강연, 워크숍 등을 통해 꾸준히 미디어아트의 발전을 위해 매진해 왔다.

아트센터 나비의 역사는 곧 한국 미디어아트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메라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인 2004년 작가 50명의 작품을 휴대전화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던 ‘엠갤러리’는 우리나라 모바일 아트의 시초로 꼽힌다. 같은 해 을지로 SK텔레콤 사옥 외벽을 이용해 영상예술작품을 소개하는 LED 전광판 갤러리 ‘코모(COMO)’도 화제가 됐다. 가늘고 긴 띠 모양의 전광판 화면을 통해 지금까지 300여개의 작품이 전시됐다.

어린이를 위한 미디어아트 교육과 전시에도 힘을 쏟았다. 개관 직후부터 ‘꿈나비 시리즈’와 ‘프로젝트 아이 시리즈’를 거쳐 2007년에는 아이들이 직접 미디어 악기를 만들고,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활용해 뮤지컬과 음악회 등을 여는 ‘앨리스 뮤지엄’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트센터 나비의 10년 세월을 돌아보는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그동안 기획했던 강연과 프로젝트, 심포지엄, 워크숍 등 각종 영상 자료들을 7개 섹션으로 나눠 관객이 찬찬히 살펴보도록 구성했다. 여러 명의 관객이 각자 헤드폰을 끼고 영상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꾸민 방과 침대에 누워서 천장에 설치된 스크린을 볼 수 있게 한 공간 구성 등이 눈길을 끈다. 내년 2월 19일까지. (02)2121-091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서울신문 | 2010-12-24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