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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색 밝히는’ 그림, 슬쩍 훔쳐볼까?

김현주 갤러리 ‘와이 낫’전  
 

» 허주경 〈걸즈〉(Girls)  

요즘 서울 북촌 청와대 부근 화랑가에 ‘색 밝히는’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들이 나타났다. 서울 팔판동 김현주 갤러리의 기획전 ‘와이 낫(Why not)?’에 들고 나온 이들의 그림은 통통 튀는 섹스 일러스트라 할 만하다. 물고기 머리에 반라의 여성 하반신 몰골을 한 마그리트풍 인어가 등장하는가 하면, <플레이보이> 잡지를 펴보며 흐뭇한 웃음을 흘리는 모자 아저씨, 남근을 늘어뜨린 털복숭이 남자의 실루엣도 보인다.
짐짓 헛기침부터 나오게 만드는 이 전시 마당은 화랑 쪽이 한양여대 일러스트레이션과를 찾아가 재학생 6명의 작품을 직접 추려내 내놓은 결과물이다. 가장 대중적인 이미지 매체인데도 동화 삽화 정도로만 인식되는 국내 일러스트레이션의 현실에 대한 무력감을 털고 발랄한 성적 상상력을 터뜨리는 작가들의 재기와 감각이 상큼하다. 
 

» 조민희 〈와이 낫〉  
 
일부 작가들은 명상하는 고릴라 콜라주 그림이나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팝아트의 깡통 그림 따위를 통해 관객과 작품, 인간과 동물 사이 소통에 대한 성찰도 풀어놓았다. 김도윤, 석은영, 연정현, 이아름, 조민희, 허주경씨가 출품했다. 12일까지. (02)732-4666~7.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기사등록 : 2010-11-08 오후 07: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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