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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문화혼란스럽나, 편견을 깼다!

세계적 미술관서 러브콜 가브리엘 오로스코 국내 개인전

김지원기자 eddie@hk.co.kr

세계적 미술관서 러브콜 가브리엘 오로스코 국내 개인전포르투갈과 북한의 월드컵 경기 사진에 기하학적 도형을 더한 작품 '호날두 발레' 앞에 선 가브리엘 오로스코.

2009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시작된 개인전이 스위스 바젤 쿤스트뮤지움을 거쳐 현재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열리고 있고, 내년에는 런던 테이트모던으로 이어진다. 세계 최고 미술관을 순회하며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 작가는 멕시코 출신의 가브리엘 오로스코(48)다. 자동차, 엘리베이터 등 일상생활 속의 평범한 오브제와 풍경을 새롭게 빚어낸 작업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오로스코의 작품 세계가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첫 국내 개인전을 위해 내한한 오로스코는 "특정한 스타일을 갖는 것은 경계를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보는 사람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 편견을 깨는 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또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우연의 연속이기에 끊임없는 변화를 작업의 주제로 삼고 있으며, 주위 환경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자신을 비우는 과정 역시 내게 중요한 테마"라고 덧붙였다.

회화와 사진, 설치, 드로잉 등 50여점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그의 말처럼 혼란스러울 만큼 다채롭다. 멕시코 사막에서 수집한 선인장 줄기와 돌멩이 등 각종 오브제 위에 색을 칠하거나 끈을 묶어 조금씩 변형시킨 설치작품, 월드컵 경기를 찍은 사진 위에 원과 반원, 부채꼴 등을 그려넣은 작품, 하얀 종이에 물감을 떨어뜨린 뒤 접어서 추상적 이미지를 만든 작품, 눈을 감은 채 그린 선 드로잉, 체스 말이 움직이는 규칙에 따라 원과 선 등을 배치한 회화 등이 전시장을 메우고 있다.

고정된 작업실 없이 세계를 여행하며 작업하는 오로스코는 자신이 머물렀던 장소로부터 받은 영감을 기하학적 도상으로 연결시킨다. 그는 "스포츠 경기의 한 장면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그 위에 기하학적 도형을 배치하면 정지된 움직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면서 "작은 우연성들이 모여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1월 30일까지. (02)515-9496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입력시간 : 2010/10/31 21:11:26  수정시간 : 2010/10/31 22:4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