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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제2회 국토도시디자인 대전]기반시설부문 대상/태화강 대공원

▲ 울산광역시의 '태화강 대공원'은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딛고 사회적 합의의 산물로 탄생한 친환경 도시생태하천이다. 각종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설치, 산업폐수와 생활오수로 오염된 태화강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태화강변 53만㎡의 비닐하우스촌은 대나무숲과 산책로·문화휴식공간 등으로 탈바꿈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갔다. 태화강 대공원.

"가지산과 신불산의 웅혼한 기상이 태화강을 따라 굽이쳐 흐르고 맑고 푸른 동해와 수려한 자연 속에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울산은 아름답고 유서 깊은 삶의 터전이다.… 이에 우리는 천혜 자연을 되살리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전해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쾌적하고 활기찬 도시로 가꾸고 지켜나갈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2004년 6월 울산광역시 태화강 십리대숲을 정비하고 생태공원 1단계 공사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 비석에 새겨진 글이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53만㎡의 광활한 태화들판은 놀랍게 변했다. 한마디로 상전벽해다.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환경오염을 유발했던 경작용 비닐하우스와 축사, 창고는 말끔히 사라지고 그곳에 실개천이 흐르는 태화강 대공원이 준공돼 지난 5월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태화강대공원, 고난과 역경 딛고 탄생

태화강대공원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탄생했다. 1987년 태화강 하천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태화들에는 거대한 제방이 축조되고 하천연안구역이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됐다. 당시 하천 내 1m 이상의 수목을 제거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십리대숲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 위기를 맞았다. 급기야 1994년에는 개발논리에 밀려 자연녹지지역이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되면서 태화들은 울산시민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사라질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태화강의 십리대숲과 태화들이 가지는 상징성과 환경보전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한결같은 소망은 이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대숲보전을 위한 서명운동, 학술세미나 개최, 대정부 건의 등 끈질긴 노력으로 십리대숲을 보전하게 됐다. 주거지역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태화들 한 평 사기 운동을 전개하고 주민감사를 청구하기에 이르렀고 울산시도 하천 환경개선과 시민 정서를 고려해 도시계획 변경을 요구하면서 주거지역인 태화들을 하천연안구역으로 되돌릴 수 있었다.

울산시는 이곳에 물과 대나무가 어우러진 도심 속의 휴식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대숲 생태공원을 계획했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8만9000㎡의 십리대숲을 정비해 죽림욕장과 십리대숲 산책로를 설치하고 자전거 도로와 생태학습장을 조성하면서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구체화했다.

2006년부터는 394필지 44만2000㎡에 이르는 사유지를 보상하고 391동의 농사용 비닐하우스와 3500여t의 각종 쓰레기를 제거한 후 2009년 5월에 자연과 도시를 한눈에 담아갈 수 있는 태화강 대공원 조성공사에 들어갔다.

태화강 대공원에는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실개천과 물놀이장, 80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야외무대를 설치하고  60여종의 다양한 대나무를 관찰할 수 있는 대나무 생태원을 조성했다.

그리고 서울 여의도공원보다 2.3배나 넓은 들판에는 8㎞의 산책로를 조성하고 청보리와 유채를 심고 곳곳에 식재된 92만그루의 크고 작은 나무들은 벌써부터 그 푸름을 뿜어내고 있다. 태화강 대공원 조성으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쾌적하고 활기찬 도시로 가꾸고자 하는 '에코폴리스 울산 선언'의 약속이 하나하나 지켜지고 있다.

■자연성 회복사업이 '과제'

태화강 대공원은 생태환경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민문화와 정서가 자라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자연의 정기를 받고, 생활의 활력을 키워나가고 생태문화 공간의 어울림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얻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태화강에는 완전한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들이 많이 남아있다. 범서지역의 하수를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 굴화하수처리장을 조속히 완료하고 하수관거도 농촌지역의 마을 지천까지 확대해야 한다. 우리나라 도심 최대 규모의 백로와 떼까마귀 서식지로 알려진 삼호대숲을 철새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선바위 일대는 멋과 풍류가 넘치는 수변공원으로 조성되고 태화강변을 따라 KTX 울산역세권을 거쳐 가지산 석남사까지 100리 자전거 길을 연결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수 있는 도심생태하천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

■수상 소감/박맹우 울산광역시장

파이낸셜뉴스에서 주최한 '2010 대한민국 국토도시 디자인 대상'의 기반시설 부문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하늘도 강도 맑은 그린시티 울산'을 잘 가꿔 사람과 자연, 기업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더 큰 대한민국 우뚝한 울산'을 만들어 나가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다.

도심 속의 생태·문화 공간인 '태화강 대공원'은 2004년 2월에 착공, 올해 5월 27일 100만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태화강 대공원'은 용금소(태화루 복원지)에서 명정천에 이르는 옛 태화들로서 태화강이 큰 사행천(蛇行川)을 형성하면서 토사가 쌓여 형성된 하천부지에 비닐하우스와 축사, 창고가 들어서 농사를 짓던 땅으로 '태화강 대공원'으로 태어나기까지 수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다.

1987년에 태화강 하천정비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태화들에는 거대한 제방이 축조되고 하천구역 내 1m 이상 수목은 치수상 목적으로 제거해야 하는 위기를 맞아 십리대숲이 모두 사라질 뻔했다.

그러나 대숲보전을 위한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서명운동, 학술세미나 개최, 대정부 건의 등 끈질긴 노력으로 정부로부터 태화강은 치수목적뿐 아니라 울산의 환경적, 역사적, 정서적 특수성을 인정받아 십리대숲으로 보전하게 됐다. 또 1994년 3월 도시계획변경으로 태화들 전체 53만㎡ 중 18만6000㎡가 자연녹지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되면서 또 한 차례 개발과 보전이라는 기로에 서게 됐다.

하지만 이때도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 시민 감사권을 발동, 태화들의 제방선 변경과 체계적인 도시계획 결정 시까지 2001년부터 3년간 개발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주거지역으로 변경된 태화들판 일부 지역에 수로 개설과 아파트가 들어서면 자연생태계 파괴와 홍수 때의 범람을 우려했다. 또 태화들의 계속된 개발과 보전을 두고 논란의 악순환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땅을 구입해 보전하는 방안인 '태화들 한 평 사기 운동'을 벌였다.

이에 우리 울산시도 태화강 수질개선사업, 생태공원조성, 1사1하천 살리기 등 '태화강 살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면서 마침내 2005년 9월 중앙하천관리위원회에서 18만6000㎡의 주거지역을 하천구역으로 되돌려 '태화강 대공원'을 조성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부지매입 문제가 해결됐다.

이후 울산시는 총 1000억원(국비 727억원, 시비 273억원)을 들여 태화들을 매입하고 공원 내에 흩어져 있던 비닐하우스 391동과 폐기물 3500t의 각종 쓰레기를 제거한 후 올해 5월 자연과 도시를 한눈에 담아갈 수 있는 '태화강 대공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태화강 대공원은 생태환경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민문화와 정서가 자라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자연의 정기를 받고, 생활의 활력을 키워나가고, 생태문화 공간의 어울림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얻게 될 것이다.  

가을 단풍이 짙어가는 10월에 한가로이 '태화강 대공원'을 거니는 가족들과 연인들을 상상하며 100만 시민의 힘으로 이룬 '태화강 대공원'이 넉넉하고 환한 울산의 삶으로 피어나길 기대한다.

■심사평/김항집 광주대 교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압축적인 경제개발과 산업화를 겪었다. 이로 인해 최근까지도 아름다운 우리 국토의 산하가 오염되고 훼손됐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다행히 21세기 들어서는 경제성장의 결실로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훼손된 국토에 대한 반성과 환경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망가지고 더러워졌던 우리의 산과 강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한강의 기적은 경제개발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의 복원과 하천 재생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오염으로 죽어버렸던 영국 런던의 템스강이 지속적인 노력으로 되살아났다는 기적을 이제는 우리나라의 한강이나 지방도시의 하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강 살리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울산의 태화강 대공원이다.

태화강 대공원은 산업폐수와 생활오수로 인해 심하게 오염된 도시 내 하천인 태화강의 수질을 하수처리장 및 오수분리 등 환경시설 설치를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하천 주변의 생태공간을 보전·복원하는 동시에 대나무숲과 수변산책로 및 생태공원 등의 환경친화적인 시설 개발을 통해 생태중심적이고 시민친화적인 친수수변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생태와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수변공간 조성의 모델이 되고 있다. 깨끗해진 태화강에서는 올해로 여섯번째 전국수영대회가 열렸다.

태화강대공원이 환경생태적으로 우수한 점은 수변공원을 조성하면서 체육시설이나 둔치 등 토목공사와 시설중심의 하천공간 조성을 배제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생태친화적이고 보행중심적인 공원설계를 통해 생태공간, 시민문화공간, 건강공간을 조성함과 동시에 재해에 대비한 안전한 생태하천을 조성해 도시형 하천의 생태적 정비모델을 제시했다는 데 태화강대공원 계획의 탁월성이 있다고 하겠다.

특히 공원조성 과정에서 돌출된 민원과 용도지역 하향 조정 문제를 토론과 협의 등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극복했다는 점이 더욱 돋보이는 점이다. 즉 기존에 주거지역으로 지정된 용도지역을 하천구간으로 환원해 자연에 되돌려 주고 대나무숲을 중심으로 한 녹지자원을 보전하는 과정에서 울산시민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시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오수처리시설 등 하천기반시설 정비를 추진하고 획기적인 수질개선을 통해 생물서식 공간을 회복했으며 녹지공간 및 보행공간 조성을 통해 도시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등 대한민국의 친환경적 도시형하천을 대표하는 생태적 하천공간으로 조성해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사입력 : 2010-10-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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