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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영상

대구아트페어 세계로 나아갔다

특별전 작품 'HOME' 최고 권위 미술행사서 명예상
아파트 내 공간서 은밀한 일상 포착한 듯한 구성


지난해 11월 열린 대구아트페어가 국제적인 미술 페스티벌에서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일궈 냈다.

대구아트페어 특별전을 위해 영상설치작가 김희선(영남대 회화과 교수)이 제작한 작품 'HOME'〈사진〉이 지난달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린 '아르스 엘렉트로니카 페스티발(Ars Electronica Festival)'에서 명예상(Honorary Mentions)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이 페스티벌은 멀티미디어아트 영역에서 국제적으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행사. 1979년 처음 열린 이후 지금까지 쌓은 전통과 명성을 바탕으로 예술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아트 영역의 실험실이 됨과 동시에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예술의 미래를 예측하는 토론의 장이 돼 왔다.

특히 명예상 수상작 'HOME'은 '아르스 엘렉트로니카 페스티발'의 다채로운 행사 중 가장 주목받는 'Cyber Art 2010'전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에는 70개 국가로부터 3083점의 작품이 응모됐고, 하이브리드 아트, 인터액티브 아트, 디지털 음악과 사운드 아트 등 세 부문에서 금상, 우수상, 명예상 등이 선정됐다. 이중 'HOME'은 직접 현장에서 전시됐다.

지난해 대구아트페어 특별전 기획자이자 미술평론가인 박소영씨는 "실제로 현장에서 전시되는 작품이 수상작 중 절반도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한다면 작품 'HOME'이 작품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명예상 수상작인 'HOME'은 아트페어라는 행사가 상업적인 목적을 띤 것과는 달리 멀티미디어-인터액티브 작업을 통해 만남, 교류,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다루었다. 우리나라 대도시의 가장 흔한 주거형태인 아파트의 야경을 매개로 타인의 삶을 들여다 보는 '사회적 관음증(social voyeurism)'을 작품화했다.

관람자가 특별전 공간 입구에 나지막하게 설치된 발코니에 서서 맞은편 서민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두 대의 망원경으로 보는 방식으로 작품화한 것.

일견 평온해 보이는 일상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부부싸움이나 은밀한 침실 장면 등을 보게 되는 듯한 설정을 통해 관람자는 수동적인 태도에서 능동적으로 타인의 삶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 'HOME'이 가진 주제다.

박소영씨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진정한 소통의 부재와 한 개인의 인권을 침범하는 정보가 가진 권력의 문제를 우리 모두에게 숙고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박원수 기자 wspark@chosun.com 입력 : 2010.10.0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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