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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문화 알고 보면 쉬워요] 미술③ 미술관을 움직이는 사람들

[앵커멘트]

대형 전시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력이 동원될까요?

문화 알고 보면 쉬워요 '미술편' 오늘은 미술관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국과 스페인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 시작 2주 전.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전시인만큼 미술관 관장도 설치 첫날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현장을 직접 챙깁니다.

1년 넘게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해온 담당 큐레이터도 세부적인 사안들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대표작품인 초대형 원형경기장 '아레나' 설치 작업은 그야말로 가건물 하나를 짓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멀리 여행온 미술품이 손상되지 않게, 한국과 스페인 전문가들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조심 조심, 그러나 정교한 손놀림으로 설치작업에 임합니다.

[인터뷰:자비베르, 스페인 설치보존전문가]
"한국 스태프들의 캐치 능력이 빨라 작업이 순조롭고 행복합니다."

보통 이런 대형 전시는 1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기획이 이뤄지고 최종 설치 기간만 최소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터뷰:박양규, 전시 설치담당]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밤을 새우는 일이 많죠. 오픈해서 관람객들이 와서 좋아할 때 그때 가장 보람 있고..."

이때부터는 메인 큐레이터 아래 분야별 큐레이터가 투입돼 세부 작업을 돕고 회의와 토론을 거쳐 예상치 못했던 현장 상황들에 대해 조율 작업이 이뤄집니다.

전시 오픈 3일 전에 다시 찾은 전시장은 대부분 작품들은 설치됐지만 세부적인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미술관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손길은 더 바빠졌습니다.

명제표라 불리는 작품 이름표의 위치 하나도 관람객들이 가장 편하게 볼수 있는 자리를 찾기 위해 꼼꼼히 조율하고, 작품에 맞게 조명의 밝기나 위치를 조절하는 일부터, 관람객들의 동선을 고려한 전기 배선 정리까지 모두가 마무리 작업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인터뷰:강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지금 전시 개막 3일 전이라 굉장히 정신없고 또 어떻게 하면 더 완벽하고 좋은 전시를 보여줄 수 있을지 저희 스태프들하고 의논하고 있는 중이예요."

열심히 준비한 전시에 한 명의 관람객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해 홍보실도 바빠졌습니다.

디자인실에서 만든 현수막의 위치 선정부터, 언론 홍보용 보도자료 정리 작업에 일반인을 위한 연계행사까지 마련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랍니다.

미술관에는 또 작품에 손상이 있을 때 혹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마치 병원의 응급실처럼 재질분석실이 가동되고, 복원 전문가들도 늘 상주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겸, 수집보존팀 보존과학 담담관]
"저희는 가끔 농담처럼 미술관의 보존실을 야전병원에 비유합니다.전시환경이라고 하는 것이 작품의 보존에 있어서 좋은 환경만은 아니기 때문에 그 곳에서 전시중에 작품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상태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 저희들이 여러가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전시 하나를 완성하는데 핵심 인력 5~6명을 중심으로 세부인력까지 포함해 30~50명 정도, 거의 미술관의 전 인력이 동원됩니다.

기획부터 설치 홍보까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로 단장된 전시는 열심히 준비한 수험생의 마음으로 관람객들의 관심과 호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입력시간 : 2010-09-2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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