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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문화 알고 보면 쉬워요] 미술⑤ 한국전통회화 감상법

[앵커멘트]

흔히 동양화로 일컬어지는 한국전통회화는 선의 예술이라고 말합니다.

내용면에서는 사물의 사실적 묘사보다는 본질적인 요소나 작가 마음속의 이상을 함께 담아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따라서 빛에 의해 사물을 똑같이 그려내는 서양화와는 그림의 접근방식부터가 다릅니다.

YTN 문화 기획 시리즈 알고보면 쉬워요 '미술편' 오늘은 한국 전통회화 감상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필기수 이필봉안 파봉안.

난초를 그리는 화가의 붓끝은 그야말로 일필휘지.

그림자를 그리지 않고 땅을 그리지 않으면서도 땅에 심어진 느낌을 줍니다.

이번에는 바람에 시달리는 풍난.

굳이 바람을 그리지 않아도 약간의 치우침만으로 모진 풍파를 꿋꿋이 견뎌내는 선비의 정신이 드러납니다.

서양화가 빛에 의한 '명암법'으로 그리는 사실적 그림이라면, 한국전통회화는 '음양법'에 의해 대상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모습을 더 주목합니다.

[인터뷰:지원진, 동양화가]
"밝으냐 어두우냐 거치냐 순하냐 뭐 이런 것들을 음양이라고 하는, 먹과 화선지가 가지고 있는 상보적인 관계를 가지고 조화로운 세계를 표현하기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는 가변적인 요소들을 잘 그리지 않습니다.)"

한국전통회화는 크게 수묵화, 채색화, 수묵 담채화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물과 먹으로만 그려지는 수묵화는 필획의 느낌에 포인트를, 화려한 채색화는 불투명한 안료와 선이 어떻게 결합돼서 정밀한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지, 또 수묵 담채화는 수묵과 엷은 색채가 어떻게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관전 포인트를 잡고 보면 도움이 됩니다.

전통회화에서 그림과 문자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제발이나 낙관 등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실제로 옛 문인들은 그림만큼 그림 속의 시의 경지를 중요시하며 시서화 일치를 최고의 경지로 여겼습니다.

조선전기 최고의 산수화로 꼽히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도 그림 뿐 아니라 안평대군의 꿈을 묘사한 제발 등이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양화의 서명과 달리 전통회화에서 작가의 인장인 낙관은 단순한 인증의 의미를 넘어섭니다.

낙관자체의 조형미나 내용에 더해 낙관의 위치가 화면의 무게중심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그림과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림을 읽는 방향은 서화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뷰:조지윤, 리움 큐레이터]
"일반 서양화들과 다르게 우측에서 좌측으로 가는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우리가 감상을 할때도 우측 상단에서 좌측으로, 좌측 하단으로 가는 방법이 가장 기본적인 감상법입니다."

또 그림 앞에서 필선을 따라해 보면서 그 속도감이나 강약을 느껴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 직접 그려보는 것은 더 좋은 방법입니다.

[인터뷰:이수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형상이 이뤄지는 맛을 한번 느껴보시면 조선시대 전통회화에 그려진 필획의 느낌을 더욱 더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전통회화의 특성을 잘 표현해주는 말 중에 '흉중성죽'이란 말이 있습니다.

대나무를 그릴때 내 마음속에 대나무를 품는다는 뜻인데요.

한국전통회화는 이렇게 내가 대상이 되고 대상이 내가 되는 물아일치의 조화로움 을 이해하며 마음으로 보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입력시간 : 2010-10-0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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